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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콜롬비아는 축구 축제중

[취재파일] 콜롬비아는 축구 축제중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지난 1994년 27살의 젊은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콜롬비아의 축구 국가대표 선수다. 17년이 지난 지금도 자책골을 넣은 이후 주저앉아 허탈해 하던 그의 표정이 생생하다. 

1994년 미국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롬비아는 강호 아르헨티나를 5대 0으로 대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본선에서는 달랐다. 첫 경기 루마니아에게 3대1로 패하더니, 홈팀 미국과 2차전에서는 에스코바르의 자책골로 결승골을 내주고 2대0으로 다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꿈에 부풀어 있던 콜롬비아 국민들은 분노했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국민 영웅 대접을 받았던 마투라나감독은 에콰도르로 망명을 택했다.

자책골의 주인공 에스코바르는 귀국후 며칠 뒤, 한 클럽에서 괴한의 총에 맞고 숨지고 말았다. 콜롬비아 축구 사상 최악의 불상사였다.

목숨이 왔다갔다 할만큼 축구에 미친 나라, 그만큼 콜롬비아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에 뒤지지 않을 만큼 축구에 대해 열정적인 나라다. 

FIFA가 주관하는 20세 이하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요즘 콜롬비아는 온통 축구 축제중이다. TV를 켜면 대부분 축구 소식,,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축구 얘기가 가득하고, 우리의 2002년 처럼 콜롬비아 경기가 있는 시간에는 거리에 차도 인적도 드물다. 4만명을 수용하는 네메시오 카마초 경기장에는 온통 노란색 유니폼 물결에 부부젤라의 소음이 가득하다. 20세 월드컵이 이 정도인데,성인 월드컵이었다면 어느 정도일까?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현장에서 조금 더 들여다보니, 콜롬비아는 지금 20세 월드컵으로 축구 한풀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앞서 언급한 에스코바르 사건 이후 콜롬비아는 17년 동안 단 한번도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 좋아하는 축구 축제 월드컵이 매번 남의 잔치였던 것이다.

4년에 한번씩 열리는 남미선수권인 코파아메리카에서도 지난 2001년 개최국으로 우승을 차지한 이후 10년째 결승에도 가지 못했다. 올해 대회에서도 조 1위로 8강에 오른 뒤8강전에서 페루에 2대0 완패를 당했다.

콜롬비아는 월드컵에 목말라 있다.성인 월드컵이 아니어도 좋다. 20세여도 17세여도 월드컵에서 콜롬비아 국민들은 환호하고 싶어한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콜롬비아 국민들은 축구에 대한 갈증,월드컵에 대한 갈증을 마음껏 풀고 싶어 하는 듯 하다.

콜롬비아는 최강의 멤버를 꾸렸다. 포르투갈 포르투FC에서 뛰는 에이스 로드리게스 등 해외파 선수들을 총동원했다. 언론에서도 연일 '우승이 가능하다' 며 독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조별리그 3차전엔 대통령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대표팀을 응원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연승으로 콜롬비아는 성공적으로 출발했다.16강전에서는 페널티킥 결승골로 코스타리카에 3대2 역전승을 거뒤 축제는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다.

8강전 상대는 만만찮은 멕시코다..계속 승승장구 할 수 있을까? 콜롬비아의 우승은 가능할까? 이번 대회 최고의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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