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북미대화'후 베이징(北京)을 거쳐 귀국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베이징 체류가 길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한 김 부상은 하루가 지난 4일 오후 고려항공편으로 귀국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뭔가 '속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지난 2009년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북한 방문 이후 17개월 만에 이뤄진 북미대화라는 '대사(大事)'를 치른 김 부상이 관련 내용을 상층부에 보고하기 위해 서둘러 귀국하지 않고 베이징에 체류하는 데에는 그보다 시급한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우선 김 부상이 도착 당일 다소 늦은 시간인 오후 9시(한국시각 오후 10시) 즈음 외교부 청사를 찾아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상무 부부장을 만나고 둘째날에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진 데 주목하고 있다.
장 부부장과 우다웨이 특별대표 모두 중국측 6자회담 라인이라는 점에서 김 부상의 베이징 체류는 그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장 부부장은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 바로 아래 직급이고,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현직 6자회담 수석대표이다.
외교가는 김 부상이 직급상 카운터파트인 장 부부장과의 면담에서 지난달 28∼29일 '뉴욕 북미대화'를 디브리핑(사후설명)하고, 우다웨이 특별대표에게 향후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협조'를 당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 김 부상의 뉴욕 북미대화 디브리핑에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 지 확인되지는 않고 있으나, 북중 양국 모두 6자회담 조기 재개를 희망하면서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온도차'가 감지된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특히 북한이 1일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해 동시행동의 원칙을 바탕으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전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서두는' 기색을 보인데 대해 중국이 2일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는 것이 모든 당사국의 공통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다소 '김빠진'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부상이 귀국을 미루면서 중국측 6자회담 라인을 접촉하는 것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중국의 소극적인 태도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북미대화가 '매우 건설적이고 실무적이었다'면서 추가적인 북미대화를 통해 6자회담 재개로 내달리려 하지만 중국은 그와 관련해 낙관적으로 전망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이고, 북한은 그런 중국을 설득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뉴욕 북미회담 직후 김계관 부상은 "앞으로 계속 논의하겠다"며 추가회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반면 미국 측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에 앞서 한국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적어도 급하게 접근하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보이는 등 분위기가 달랐다.
미국측은 또 논평을 통해 "(뉴욕 북미) 회담은 북한이 구체적이고 불가역적인 조치를 취하며 비핵화로 나아갈 의지를 탐색하는 게 주목적이었다"고 밝혀 전제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는 북한과 궤도를 달리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때문인지 중국은 지난달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 간 남북비핵화 회담에 이어 '뉴욕 북미대화' 개최라는 2단계 절차 개시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재개라는 최종 3단계 진입은 아직 요원하다는 인식을 비치고 있다.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이 지난달 31일 '국제관찰'이라는 제목의 정세 분석 기사에서 뉴욕 북미대화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아직 '시일을 필요로 한다(需時日)'"고 보도한데서도 중국 정부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북한 핵문제의 복잡성에 비춰볼 때 정말로 6자회담이 재개되기까지는 중국어로 비교적 긴 기간을 의미하는 '시일'이 지나야 한다는 인식을 비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탐색적인' 뉴욕 북미회담을 마친 북한은 이제는 6자회담 재개의 조건과 해당 당사국의 이행과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재가동 방안, 평화협정 체결 및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추가적인 북미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여기에는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북한은 미중 관계라는 지렛대를 이용해 중국이 자국을 측면 지원해주길 바라는 듯 하다.
귀국을 미룬 김 부상이 중국측 6자회담 라인을 접촉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베이징=연합뉴스)
북 김계관, 왜 귀국미루고 베이징 머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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