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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속 좀도둑 기승…치안 허술한 틈타 '슬쩍'

<8뉴스>

<앵커>

넘친 흙탕물에 한번 젖은 물건은 다시 사용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가재도구 하나라도 건져버려고 지금 이재민들이 열심히 닦고, 말리고, 애쓰고 있는데, 그걸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면서도 통째로 훔쳐가는 도둑떼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아직도 수해복구가 한창인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일대.

이곳 상인들은 요즘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에서 겨우 건진 물건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조미경/옷가게 사장 : 눈에 불 키고 맨날 지키고 그래요. 다 집어 가니까요. 이게 이렇게 보여도 돈이 많이 되는 거에요.]

물에 잠겼던 옷이나 이불 등을 세탁한 뒤 말리려고 내놓으면 누군가 몰래 훔쳐가는 겁니다.

수해가 난 첫 날부터 제가 이곳 동두천 지역을 취재하고 있는데, 특히 이렇게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중심으로 매일 밤 도난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게 옆에 쌓아 놓은 담요 150장이 통째로 없어지고,

[이도행/이불가게 사장 : 물 묻을 걸 들여놓을 수도 없고 해서 그냥 놔두고 어쩔수 없이 퇴근을 했는데 아침에 와보니까 다 가져가 버리고 아무것도 없어요. 세상에 훔쳐가도 그렇죠. 이 물난리를 만났는데 여기 와서 도둑질을 해 간다는 게 말이 됩니까?]

아예 가게 안으로 들어가 진열된 컴퓨터와 모니터를 훔쳐간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부피가 큰 가구와 가전제품도 차량을 이용해 훔쳐가고 있습니다.

수재민들은 복구에 정신이 없고, CCTV 등 방범 장치들이 물에 잠겨 제 기능을 못하는 틈을 타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는 겁니다.

[정인근/식품점 사장 : 와서 그냥 이렇게 들고 가다가 왜 그러냐고 그러면, 팔라고 그러고 아니면 그냥 가져가고…. 무법천지예요.]

신고된 사건이 수십 건을 넘어서자 경찰이 뒤늦게 순찰을 강화했지만 수재민을 두 번 울리는 절도 사건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강동철, 영상편집 : 문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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