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7개월만에 대좌한 미국과 북한은 뉴욕 대화에서 '탐색'에 주력했다.
애당초 대화 의제가 정해지고 서로 주고받을 것을 논의하는 `협상'(negotiation)이 아니었기 때문에 각자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꺼내놓고 상대방의 반응을 점검하는 양상으로 대화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9일 오후 이틀째 대화를 모두 마친후 기자들에게 "어제와 오늘에 걸쳐 상호관심사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초점을 두는 비핵화 사전조치 문제에서부터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체제안전보장, 평화협정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사안들이 테이블에 올랐음을 짐작케 한다.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도 이틀째 회담에 가세해 북한 식량지원, 인권문제까지도 건드렸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 대화 소식통들은 "대화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천안함, 연평도 도발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추진 공개 등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긴장 국면을 거친 끝에 북미 고위당국자가 얼굴을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보즈워스 대표나 김계관 부상 모두 회담이 끝난 후 이구동성으로 "건설적이었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이번 대화로 북미 양측이 각자가 원하는 답변을 상대방으로부터 얻어내는 가시적인 성과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 뉴욕 북미대화의 목표를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준비가 돼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2008년 12월 6자회담 중단 이후에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핵 이슈가 제기됐기 때문에 UEP까지를 포함한 북한의 모든 핵활동 중단을 최우선적인 미국의 입장으로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과거를 반복하는 6자회담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보즈워스 대표가 회담후 밝힌 입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보즈워스 대표는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는 건설적인 파트너로서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한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일 경우 대화 재개, 미국과 관계개선, 큰 틀의 역내 안정을 향한 길이 북한에 열려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로서 '약속을 이행하는 건설적인 파트너'로서의 자세를 먼저 북한이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즉각 공개되지는 않았다.
김계관 부상은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회담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측은 "회담을 하자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냐"며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며, 핵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서 "UEP 문제도 6자회담에서 논의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평화협정 논의 ▲북.미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해제 ▲식량지원 등 경제원조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시할 점은 근본적인 입장차는 여전히 확인됐겠지만,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과거에 비해 다소라도 달라졌거나 미국의 입장에 일말이라도 호응하는 태도를 보여줬느냐는 점이다.
김계관 부상은 회담이 끝난 후 "회담은 매우 건설적이었고 실무적이었다"며 "앞으로 계속 연계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숨기지 않았다.
이 점때문에 대화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북측이 일정한 `성의표시'를 했다는 관측도 회담장 주변에 흘러나오고 있다.
북미 양측 대표단 모두 회담이 끝난 후 후속 대화의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았다.
김계관 부상은 "계속 연계해 나가겠다"는 말로 후속 대화를 암시했고, 보즈워스 대표는 다음번 조치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6자회담 파트너국과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북미, 모든 현안 다 꺼내놓고 '탐색' 주력
북 비핵화 약속 이행여부 초점..관계 정상화문제도 거론 <br>근본적 입장차 재확인..후속 대화 모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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