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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전기도 끊겼다…강남 일부지역 '난민생활'

<8뉴스>

<앵커>

고마운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당수 이재민들이 전기도, 물도 없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거대한 물 웅덩이에 자동차 수십 대가 잠길 정도로 침수 피해를 입었던 서울 대치동.

인근 아파트는 지하 전기실이 침수돼 사흘째 전기와 수도가 끊겼습니다.

주민들은 집에서 설겆이는커녕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해 난민을 방불케 하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민 : 저희 친정엄마랑 얘기하면서 피난시절에 이렇게 생활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살고 있어 지금, 그랬거든요.]

주부들은 날이 개자 묵은 옷가지를 들고 나와 주차장에서 빨래를 합니다.

[주민 : 덥죠, 전기 안 들어오니까 덥죠, 물 안 나오니까 음식 못해 먹죠. 그렇죠, 아무 생활이 안 되잖아요.]

구청에서 제공하는 식수차가 도착하자 주민들이 물을 받으려고 모여듭니다.

그릇이 없어 비닐봉지에 물을 담아가기도 합니다.

[하연옥/주민 : 다른 데 담을 데가 없어서요. (왜요?) 그릇이 없으니까.]

14층 꼭대기에 사는 노인들에게는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그야말로 고역입니다.

[박상보/주민, 63살 : 처음엔 괜찮더니 시큰시큰 거려요. 그래서 이렇게(옆으로) 내려갔어요.]

계단 내려갈 일을 줄이기 위해 한 방울씩 떨어지는 수돗물도 아껴 사용합니다.

한 번 세수한 물도 그냥 버리지 않습니다.

[물 나올 때는 버렸었는데, 지금은 한 번 쓰면 이렇게 해 놓고 두 번까지 씻고 그러지. 물이 안나오니까.]

날이 갈수록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민 : 물도 계속 타워팰리스는 하루 만에 복구됐다는데, 다른 데는 서초동도 아무리 늦어도 14시간 만에 복구됐다고….]

산사태가 휩쓴 우면산 인근 비닐하우스촌 주민들은 더 암울합니다.

동사무소나 건설사에서 마련한 대피소에서 단체로 숙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비는 그쳤고 복구 작업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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