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측 재산을 정리하라'고 요구한 시한이 29일 완료됨에 따라 금강산 관광은 다시 한번 기로에 서게 됐다.
금강산 관광 당국회담을 북한이 사실상 거부한 데 대해 정부도 "해볼 건 다했다"는 입장이어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을 개연성이 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가 북한에 당국 회담을 제의한 것은 상당히 양보한 것이다. 관광 재개를 원해온 북한으로서 어떻게 거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로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원칙있는 대화'라는 가이드라인 안에서 써볼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다 사용한 셈이라는 얘기다.
관광 재개냐 파국이냐를 놓고 마지막 줄다리기를 하는 남북 당국 간 갈등은 꼭 3년 전인 2008년 7월 북한군에 의한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에서 비롯된다.
정부는 사건 진상규명, 신변 안전보장, 재발방지 등을 요구하며 관광을 전면 중단했고, 막대한 수입이 끊긴 북한은 지속적으로 관광 재개를 요구했다.
2009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관광객 피격사건의 재발방지를 구두로 약속함에 따라 관광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정부는 '당국 간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관광이 재개되면 수천 명이 금강산에 갈텐데 담보할만한 안전보장 조치가 없다면 제2의 관광객 피격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금강산 관광 문제는 북한이 작년 4월 남측 자산을 몰수·동결한 데 이어 올해 4월 우리 기업의 독점권을 박탈하는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별도로 만들어 `재산정리'를 요구하면서 더욱 풀기 어려운 퍼즐이 돼 버렸다.
재산정리가 구체적으로 뭘 뜻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정부는 최소한 특구법이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재산정리 과정에서도 우리측 자산이 터무니없이 저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남북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놓고 지난달 27일과 이달 13일 두 차례 접촉한 데 이어 우리 정부는 당국간 회담까지 제의했지만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북한은 남측의 독점권을 인정할 수 없고 재산정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지만, 우리 정부 역시 합의된 계약에 따라 우리 기업의 권리를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재산정리안 제출 시한으로 못박은 29일까지 남측이 불응함에 따라 북한이 수일 안에 재산정리 등을 실행에 옮길 공산도 커 양측간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최악의 수를 둘 경우 우리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에 중재를 요구하는 등 사건을 국제무대로 가져가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금강산 관광 문제는 파국을 맞을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직 막판 타협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관광수입을 절실히 원하는 북한 입장을 고려할 때 남한 관광객을 제외한 금강산 관광은 생각하기 어려운 데다 정부도 냉랭한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재산정리를 하겠다면서 계속 미뤄온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반응을 지켜봐야겠지만 아직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파국이냐 막판타협이냐…기로에 선 금강산
북, '재산정리' 시한완료…남, '재산권 침해'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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