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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이 빚은 참사…생태공원 조성공사 원인

<8뉴스>

<앵커>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은 인재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습니다. 산의 특성을 생각하지 않은 마구잡이 개발 때문이라는 겁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의 과시성 개발 사업이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엄청난 양의 토사가 쏟아져 내리면서 순식간에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우면산 산사태.

무너진 흙더미를 타고 올라가면 폭포수같은 물길이 아직도 산 중턱을 가로질러 쏟아집니다.

거센 물살에 산은 이내 속살을 드러냅니다.

우면산은 우리나라의 대부분 산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토층이 두텁지 않아 물에 쉽게 쓸려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굴착기로 땅을 파면 바로 화강암 암반이 드러날 정도입니다.

노령기 지형인 우리나라 산은 이렇게 화강암 암반 위에 평균 두께가 1m도 안되는 얕은 모래층이 덮여 있는 불안한 구조입니다.

이 모래층과 화강암 사이로 빗물이 계속 스며들면 모래층이 암반에서 떨어져 한꺼번에 쓸려 내리는 겁니다.

[이수곤 교수/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 1m 흙이 있고 밑에 돌이 있는데 물이 흙으로는
금방 들어가거든요. 돌에는 물이 못 들어가요. 그 사이로 내려가면서 부력이 생겨 (흙이) 내려가요.]

이런 땅에 개발을 한다고 흠집을 내면 그 틈으로 물이 더욱 쉽게 스며들어 산사태 가능성은 더 커집니다.

서초구청의 생태공원 조성공사가 이번 산사태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입니다.
 
우면산은 지난해 태풍 곤파스와 추석 폭우 때 이미 참사가 예고됐습니다.

당시 유점사 계곡과 덕우암 계곡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1만5000여 그루의 나무가 유실됐습니다.

하지만 서초구청은 7달이나 지난 올 4월에야 복구를 시작했고 그나마도 산의 물길까지 돌리는 위험한 공사였습니다.

[염형철/서울환경연합 사무총장 : 작년 수해가 난 이후에 복구하면서 하천에 손을 많이 댔어요. 이런 인위적인 작업들이 치수에 대한 대응능력을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두 계곡은 이번 산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낸 곳으로, 지자체의 늑장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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