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북 임실군 오궁리 미술촌. 전국에서 처음 폐교를 활용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건물이 낡고 오래된 데다 보수마저 이뤄지지 않아서 이제는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전주방송 조창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95년에 문을 연 오궁리 미술촌.
문 닫은 시골 초등학교를 창작공간으로 활용한 첫 사례여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미술관은 천장이 뚫려 있고, 마룻바닥은 떨어져 나갔습니다.
혹시라도 무너져 내릴까, 발을 떼기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최범홍/도예가 : 몇 년 전만 해도 (전시를)했었는데 다 썩은 상태에서 위험하고, 그러기 때문에 지금 폐쇄를 한 상태입니다.]
작업실은 천장 곳곳에서 물이 새고, 벽면에는 곰팡이가 가득합니다.
보수공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탓에 작가들의 작업실은 이처럼 비가 오면 금세 물바다로 변합니다.
비에 젖어 작품이나 미술재료가 손상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이 곳에 둥지를 틀었던 작가들은 하나 둘씩 떠나고 있습니다.
[전병관/오궁리 미술촌장 : 이곳에서 거주를 하면서 창작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건물이 노후화되다 보니까 거주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인근 지역에 나가 살면서….]
건물주인 교육청은 예산 타령만 하면서 보수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임실 교육지원청 관계자 : 도움을 주면 좋겠는데 시설학교 보수하기도 바쁜 마당에 폐지학교를 보수해 줄 만큼 예산이 넉넉치 않아서….]
자치단체와 교육당국의 무관심 속에 농촌지역의 소중한 문화공간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JTV) 조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