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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러 미녀들 "푸틴 위해 옷 벗겠어요!"

[취재파일] 러 미녀들 "푸틴 위해  옷 벗겠어요!"




2012년, 내년에 지구촌은 바야흐로 '대권의 해'를 맞게 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G2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 안보리 회원국인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모두 대선이 치러지거나 차세대 지도부가 공식 선출될 예정입니다. 국제 정치 지형도나 국제 경제의 방향타를 결정짓게 될 이들 주요국들의 굵직한 정치 이벤트들은 어느 하나 중요치 않은 게 없지만, 그 가운데 러시아 대선은 이야기거리면에서 본다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흥행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력한 대선 후보인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과 이미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대통령을 역임했으며 현재도 실질적인 최고 실권자로 불리는 푸틴 현 총리의 대결이 이뤄진다는 가정에서 말입니다. 두 사람 모두,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물 밑에서는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3연임 제한에 걸려 측근이었던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밀고 스스로 '상왕'인 총리 자리에 앉았던 푸틴은 내년 대선을 대통령 복귀 무대로 삼기 위해 오래 전부터 '사전 선거 운동'을 열심히 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적 치적을 차곡차곡 쌓아온 것은 물론이거니와, 미디어 등을 통해 꾸준히 인기 관리를 해왔습니다.

푸틴은 특히 '마초', 강한 남자의 이미지를 강조해왔는데 포뮬러원 경주차를 직접 몬다거나 유도복을 입고 젊은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여심'을 자극해 왔습니다.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 표를 의식한 다분히 의도적인 행동들로 보입니다.

               


그 가운데 압권은 휴가 기간 중에 시베리아 강가에서 웃통을 벗은 채 군복 차림으로 낚시를 하는 사진이었는데, 푸틴의 초콜릿 복근을 본 수많은 러시아 여성들이 환호를 질렀습니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 20살 연하의 남아공 미녀와 결혼한 모나코의 알베르 2세가 당시 푸틴과 함께 휴가를 즐겼었는데, 푸틴에 찬사를 보냈던 러시아 여성들은 배 나온 알베르 2세를 보고는 헐리우드 영화 '브로큰 백 마운틴'에 등장하는 '게이' 같다며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여성들 사이에서 푸틴의 인기는 실로 대단해서, 지난해 말에는 푸틴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모스크바 국립대 여대생들이 누드 달력을 제작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외신에는 러시아에 푸틴을 추종하는 여성들이 후원 단체를 조직했다는 기사가 실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푸틴 군대' 라고 부르는 금발의 러시아 미녀들은 유튜브와 러시아 국내 사이트에 '푸틴을 위해 옷을 벗겠다!'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동영상에서는 본인을 대학생으로 소개하는 한 여성이 푸틴을 찬양하며 막판에는 '푸틴을 위해 옷을 찟겠다!'라고 붉은 색 루즈로 적은 흰 티셔츠에 키스한 후 옷을 찟는 퍼포먼스를 펼칩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외설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당히 자극적인 퍼포먼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푸틴 군대'의 가입자는 아직 1천 명을 넘지 못했지만, 동영상의 유포 속도에 맞춰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영상의 제작 목적은 당연히 푸틴의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푸틴 군대'는 오는 22일 오후 5시 모스크바 중심부 뿌쉬낀 광장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참가자들에게는 아이패드2를 상품으로 준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습니다. 선정적인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분명 이슈화에는 성공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푸틴 군대'의 활동에는 몇 가지 눈여겨 볼 것이 있습니다. 여대생들의 자발적인 모임 치고는 동영상 제작이 일반 TV광고에 버금가게 상당히 고급스럽게 제작되었다는 것과 22일 오프라인 모임에 내건 경품이 고가의 물건이라는 점입니다. 이 정도가 되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할텐데 이러한 자금이 과연 이들의 주머니 속에서 나왔냐는 것입니다. '푸틴 군대'가 그들의 주장처럼 자발적인지 아니면 뒷 배경에 다른 세력이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푸틴의 여성표 공략이 잠재적 경쟁자인 메드베데프 진영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에는 푸틴과 메드베데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미모의 사진사를 고용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푸틴이 미스 모스크바 출전했던 여성을 총리실 공식 사진사로 영입했는데 이에 자극 받은 듯 메드베데프도 이즈베스티야지 출신의 여성에게 대통령 공식 사진 촬영을 맡겼습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질 내년에는 이보다 한층 더 뜨거운(?) 선거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러시아 남성 유권자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겠지만, 국가 운영을 위한 정책과 비전의 경쟁보다는 인기영합적인 '황색 포퓰리즘' 선거판으로 내년 러시아 대선이 변질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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