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8일 정유업계가 ℓ당 100원 할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올릴 때도 덜 올려야 한다고 발언하자 정유업계는 당혹감 속에 "100원 할인도 감당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최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름값을 덜 내렸다면 그만큼 덜 올려야 하며, 정유사와 주유소 중 어느 쪽에 문제가 있는지 보기 위해 주유소 500곳을 샘플링해 장부 등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개별 소비자 가격은 주유소가 시장 상황에 따라 정하는 것인데 왜 정유사를 문제삼느냐"며 억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적인 고유가 시대를 맞아 국내 기름값도 자연스럽게 올라간 것인데 정부가 고유가에 대한 정책적인 대책을 마련기보다 그 책임을 정유사와 주유소에 떠넘겨버리는 것 아니냐"며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주유소 500곳을 어떻게 선정할지도 의문이지만,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 것인데 정부가 나서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최 장관은 정부 TF가 기름값 비대칭성 논란을 연구할 때에도 회계사 자격증을 내세우며 '가격 구조를 꼼꼼히 들여다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정유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약속을 하고 수천억원의 적자를 보면서도 기름값을 100원씩 내렸는데 이를 믿지 못하고 주유소 장부를 들여다본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주유소 업계는 당혹스럽지만 차라리 잘 됐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500곳을 뽑아서 회계장부를 보겠다는 최 장관의 말에 불쾌하지만 "차라리 이 기회에 속시원히 석유제품 가격 구조를 확인해보자"며 싫지만은 않다는 분위기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정유사와 주유소가 어떻게 이윤을 남기는지, 고유가의 책임이 있다면 어느쪽에 있는지 제대로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주유소가 많은 마진을 남기고 있다고 비난하는 데 대해 이 관계자는 "주유소 사장들은 가격 자유화 이후 오히려 주유소 마진이 내려갔다면서 차라리 자유화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유소 500곳 조사 방침에 정유업계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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