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죽음 부르는 신종 흥분제…빨리 대책 세워야

[취재파일] 죽음 부르는 신종 흥분제…빨리 대책 세워야

미국에서 '배스 솔츠(Bath Salts)'로 불리는 신종 흥분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외신이 들어왔습니다. 인터넷을 보니 제목이 그럴싸해서 그런지 일부 매체가 발빠르게 관련 기사를 번역해서 올려놨더군요. 자료를 찾아보니 보도된 기사보다 더 흥미있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배스 솔츠'는 원래 미국인들이 욕조 안에서 목욕할 때, 냄새도 좋고 피로도 풀리라고 넣는 소금 모양의 분말 형태로 된 목욕보조제라고 합니다만, 같은 이름의 신종 '흥분제'가 등장한 것입니다.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만, 문제가 된 '배스 솔츠' 역시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가는 소금 모양의 분말가루 형태인데, 이것을 코로 흡입하거나, 몸에 주사로 주입하면 쉽게 환각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사를 보니 배스 솔츠를 흡입할 경우, 중추신경계가 자극돼 혈압이 높아지고, 심장 박동이 증대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가슴 통증,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고, 환각이나 피해 망상, 정신 이상 등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배스 솔츠가 미국 사회에서 큰 문제로 떠오르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미국 전역에서 배스 솔츠가 급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는 데다가, 이 약을 흡입하거나 주사한 뒤 사망한 사람이 4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부작용에 따른 사건, 사고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인디애나 주에서 배스 솔츠를 흡입한 남자가 차들이 다니는 도로로 뛰어들었는가 하면, 펜실베니아 주에서는 역시 배스 솔츠를 들이마신 한 남자가 수도원에 침입해서 사제를 칼로 찔렀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에 실린 '배스 솔츠' 약품들 사진>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해봤더니, 뉴욕타임스 보도에 앞서 여러 매체들이 배스 솔츠의 문제점들에 대해 이미 보도를 했습니다. 지난 2월 1일에는 미국 CBS 방송이 배스 솔츠의 문제점에 대해 보도를 했더군요.
 

         

                               <배스 솔츠의 문제점에 대한 미국 CBS의 방송 보도>


또 CBS의 보도에 앞서 미국 FOX 뉴스도 지난 1월 배스 솔츠의 문제점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CBS 보도를 보니 루이지애나에서 21살 된 남성이 배스 솔츠를 흡입한 뒤 환각 상태에서 자신의 목을 흉기로 그어 숨졌다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습니다만, 문제가 되고있는 '배스 솔츠'가 미국에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입니다.  2009년의 경우 미국 독극물통제센터협회에 배스 솔츠와 관련해 신고가 접수된 건수는 1건도 없었는데, 2010년에 303건으로 갑자기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올들어서는 상반기에만 무려 3,47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배스 솔츠의 효과가 얼마나 강력할까요? 뉴욕 타임스가 배스 솔츠를 흡입하고 환각 상태에 빠져 폭력을 휘두른 두 사람을 체포한 경찰의 인터뷰를 실었는데, 아주 생생합니다.  "테이저 총(전자충격기)에도 끄덕하지 않았고, 한 사람은 자그마한 체구의 여성이었는데, 경찰관 4명과 보조인력 2명이 달려들어서야 겨우 제압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미시시피주에 사는 닐 브라운이라는 남자는 배스 솔츠를 흡입한 뒤, 자신의 얼굴과 복부를 흉기로 그었다가 겨우 살아났는데, 자신이 지금까지 경험해봤던 각종 마약들 가운데 가장 환각 효과가 강력했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배스 솔츠와 관련해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배스 솔츠가 미국 내 상당수 주에서 합법적으로 팔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배스 솔츠 판매를 금지한 주는 28개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왜 그럴까요?

배스 솔츠의 경우 중국과 인도에서 대부분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제품 포장에 '사람에게 사용하지 마시오(not for human consumption)'라는 문구로 표시돼 있어 미국 연방 정부의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나갔다는 것입니다. 사람에 사용될 경우 당연히 판매가 금지될 약인데도 불구하고, 포장지에 사람에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표시가 들어간 바람에 합법적으로 판매가 되고있다는 것입니다.

CBS 보도에 따르면, CBS의 뉴스 PD가 뉴욕의 한 가게에서 배스 솔츠를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점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와우,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사실려면 지금 사시는게 좋을 겁니다."라고요.

위에서 배스 솔츠를 흡입한 사람을 겨우 제압했다는 경찰의 경우도, "이 약처럼 빨리 확산되는 약은 처음 봤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뒤늦게 미국 마약단속국(DEA)가 배스 솔츠를 '요주의 약물'로 분류하고 정밀조사에 들어갔고, 일부 의원들이 배스 솔츠 판매를 금지하려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판매 금지를 위한 법적 절차가 완료되려면 최소 2년 정도는 걸려야 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배스 솔츠로 인한 피해 사례가 앞으로도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데다가, 2년 뒤에 금지 법안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에 마약업자들이 배스 솔츠와 유사한 화학 성분의 다른 약들을 만들어서 합법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아직 배스 솔츠가 들어와 문제가 된 사고는 없었습니다만,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해서도 워낙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관련 당국들도 미리미리 대처를 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