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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날, 역대 두번째 기록…서민 생계 막막

<8뉴스>

<앵커>

마치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기나긴 장마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달 1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 내린 비는 무려 719mm입니다. 지난 81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린 날로만 보면 오늘(15일)까지 24일째, 지난 90년 28일에 이어서 역대 두 번째 기록입니다. 이렇게 퍼붓다 보니까 귀찮고 불편한 점, 한두 가지가 아니죠. 특히 일용직 노동자와 또 재래시장 상인들 같이 야외활동이 많은 서민들의 경우에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생계를 위협 받을 정도라고 합니다.

김종원 기자가 이들의 딱한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한참 붐빌 퇴근시간, 재래시장에 한바탕 비가 퍼부었습니다.

시장 골목도, 식당 안도 텅텅 비었습니다.

상인들은 휙 지나가는 행인 한 명도 반가울 지경입니다.

[홍용자/시장 상인 : 근데 없어요. 손님이 없어요. 너무 없어요. 이 시간에 많아야 되는데 없어요, 지금.]

긴 장마에 농산물 가격이 치솟는데다, 낡은 천장에서는 물까지 새다 보니 손님이 올 턱이 없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입니다.

[김종순/시장 상인 : 그냥 (물이) 새요. 앉아 있으면 툭툭 떨어지고, 이런 거 다 버리고. 머리로 떨어지면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살고 그러는 거야. 손님이 안 와 그러니까.]

매출은 평소의 절반 아래로 뚝 떨어졌습니다

[(오늘 얼마나 파셨어요?) 얼마냐 하면…. 2만원이나 벌었네. 아이고 많이 팔았구먼.]

일용직 노동자들도 생계가 막막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일거리가 평소의 5분의 1로 줄어든지도 벌써 한 달 가까이 됐습니다.

지방 현장에 한 번 나가면 보름은 넘게 일을 하고 오는게 보통이었지만, 요즘은 멀리 나가가봐야 사나흘 일하기도 힘듭니다.

[일용직 노동자 : 죽겠어요, 진짜. 지금도 가서 며칠 해야 하는데 비가 계속 오니까 3일밖에 못하고…. 겨우겨우 풀칠하는 거죠.]

폐자재 분리수거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포이동 판자촌 주민들.

한 달 전 발생한 대형 화재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생업은커녕 살 집 마련하기도 바쁩니다.

[마을 주민 : 비가 오면은 철이라 미끄러져서 작업을 못해요. 비가 안오는 틈만 타서 와서 조금 하고, 비오면 또 들어가고 그럽니다.]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공동 생활을 하고 있는 임시거처입니다.

가뜩이나 열악한 환경에 며칠째 장마까지 이어지다 보니 벌써 사흘째 빨래를 널어놨지만 제대로 마르지가 않아 이 퀴퀴한 냄새가 가시질 않습니다.

장마는 언제 끝날지, 태풍 피해는 없을지, 없는 사람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배문산, 주용진,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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