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농사 50년째인데 이런 적은 처음이여. 밭 에 물이 두 번이나 들이차면서 인삼을 다 버려버렸어."
13일 오후 2시 충남 금산군 남일면 신천리 일대 인삼밭.
50년째 인삼농사를 짓고 있다는 박 모(68)씨는 비에 쓸려나간 1천㎡의 인삼밭을 바라보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박 씨는 "여기서 태어나서 18살 때부터 인삼 농사를 지었는데, 평생에 이런 비는 처음이었다"며 "물이 사방천지에 가득해서 삼이고 뭐고 다 쓸고 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까만 차광막 아래에 앉아 근심 어린 눈길로 인삼밭을 바라보던 박 씨는 "보통 4 년근을 캐서 파는데, 지금 피해를 본 이만큼이면 3천만원어치 정도 된다.
얼마나 아깝겠냐"며 "이게 어디 인삼밭인가 모래밭이지"라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사정은 금산의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
박 씨의 인삼밭에서 차로 5분 거리인 황풍리의 인삼 농가도 이번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봤다.
이 곳에서 인삼 농사를 짓는 신 모(70)씨는 피해 상황을 이야기하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 씨는 "여기 인삼밭 400평에서 4년근을 내다 파는데, 인삼밭에 물이 차면서 모두 쓸모없게 됐다.
수 천만 원이 날아가 버린 것"이라며 "서로 떨어져 있는 인삼밭 3곳 모두 침수됐다"고 한숨지었다.
그는 "애지중지 키우던 인삼들이 며칠 만에 이렇게 허무하게 못 쓰게 되니 할 말이 없다"며 "지금 캐봐야 뿌리가 다 썩어서 내다 팔지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9일부터 나흘 동안 대전충남에 내린 폭우로 금산의 인삼 농가도 큰 피해를 보았는데, 대부분 저지대에 있는 인삼밭의 피해가 컸다.
일부 인삼재배 농민들은 비가 억수로 퍼붓던 지난 10일에도 밭에 나가 장대비를 맞으며 인삼을 조기수확 하기도 했다.
금산군청에 따르면 13일 현재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인삼 재배 농가는 모두 553가구로 면적만 약 85만㎡에 달하고 피해규모도 15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침수 피해가 451가구 77만㎡로 가장 많았고, 매몰 피해 58가구 6만5천㎡, 유실 피해 44가구 2만3천㎡로 집계됐다.
금산군청 관계자는 "피해를 본 날부터 열흘 안에 군청에 신고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해 보상액을 결정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산=연합뉴스)
"인삼밭이 아니라 모래밭이여"…금산인삼농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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