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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싸면 안된다"…백화점 '거품가격' 횡포

<8뉴스>

<앵커>

백화점들이 입점업체들에게 물건값 비싸게 받으라고 강요하는 현실,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그러면 '백화점 말고 다른 곳에 가서 사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용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소비자 리포트, 하대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시내 한 유명 백화점.

옷 한 벌에 적어도 30~40만 원은 줘야 합니다

[Q. 백화점에서 가격이 왜 비싼 것 같아요?]

[소비자 :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직원들의 친절도? 물건이 좋으니까 그렇죠.]

하지만 백화점이 비싼 진짜 이유는 수수료와 각종 부대비용에 있습니다.

우선 백화점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판매가의 약 35%.

인테리어비, 판매사원 인건비, 광고판촉비 등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운영비가 약 20%.

심지어 백화점측이 요구하는 실적을 맞추기 위해 팔지도 않은 제품에 수수료만 떼이는 등 보이지 않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백화점 입점업체 관계자 : 가매출(허위매출)을 해서 업체 입장에서는 실제로 판매되지도 않고 (백화점에) 수수료만 주는….]

때문에 입점업체는 원가 10만 원 짜리 옷을 백화점에선 그 5배인 50만 원 정도에 팔아야 조금이라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판매수수료가 낮은 백화점 이외의 매장에서는 옷값도 싸질까?

판매수수료가 평균 17%, 백화점의 절반 수준인 한 중소기업 전문 쇼핑몰입니다.

백화점보다 20%는 싸게 팔 수 있는데도 백화점과 이 곳에 동시에 입점한 업체는 똑같은 가격에 팝니다.

백화점들이 다른 매장에서 더 싸게 파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입점업체 관계자 : 다른 유통업체에서 소매가를 낮췄을 때는 백화점에서 문제가 심각하게 돼요. 또 불이익을 받게 되죠.]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수수료를 8%만 받는 특설 할인매장도 백화점 입점업체들에는 그림의 떡입니다.

[김기남/중소기업 쇼핑몰 직원 :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못 하는 업체도 있나요?) 그것도 있죠. (할인해) 팔게 되면 다른 곳(백화점)에서 페널티라고 해야 되나요.]

임대료와 인테리어비 등 비용이 거의 없는 인터넷 쇼핑몰도 백화점에서 파는 상품은 똑같은 가격에 팔아야 합니다.

[백화점 입점업체 관계자 : 백화점 가격정책이 다른 유통에 바로 영향을 미치니까 가격정책의 주도권을 백화점에서 갖고 있고….]

백화점의 거품 가격은 이런 식으로 백화점을 찾지 않는 서민들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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