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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내라" 사건정보유출 경찰관 '혼쭐'

"10억내라" 사건정보유출 경찰관 '혼쭐'
2008년 7월 영등포경찰서 소속으로 맞고소 사건을 수사 중이던 정 모(47) 경위는 한 고소인의 대리인이라는 문 모(54)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사건의 다른 편 고소인이 정 경위를 난처하게 만들고자 만든 녹취록을 자신이 갖고 있으니 조용한 곳에서 만나자는 것이었다.

정 경위는 영등포구의 한 일식당에서 문씨와 만나 점심을 먹으면서 녹취록을 건네 받았고, 이후 이들은 문씨의 개인적 법률 문제를 상담해주고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 경위와 친분을 쌓은 문씨는 어느날 전화를 걸어 자신이 대리하고 있는 사건의 처분 결과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정 경위는 사건 송치의견서 중 피의자 인적사항과 전과사실을 제외한 부분을 출력해 문씨에게 전달하면서 "절대로 제3자에게 유출하지 말라. 고소인 당사자와 변호사만 볼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정 경위는 문씨가 그 '제3자'가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문씨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뒤 고소인으로부터 해고당하자 "의견서를 네게 준 것이 얼마나 큰 죄인 줄 아느냐.

10억원을 주지 않으면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정 경위를 협박했다.

그러나 문씨는 결국 원하는 돈을 받지 못하고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정 경위도 뇌물수수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법원에서 문씨는 정 경위를 걱정해주는 말을 했을 뿐 10억원을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용관)는 7일 문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으며, 정 경위에 대해서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와 관련한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13년간 경찰로서 헌신한 정 경위가 이미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며 "문씨는 상대가 경찰이라는 약점을 악용해 거액을 갈취하려 하고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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