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금융권, 기준 없는 낙하산 인사에 몸살

금융권, 기준 없는 낙하산 인사에 몸살
저축은행 부실 사태 여파로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들이 금융업계 임원 자리에서 속속 밀려나고 있다.

대신 정치권과 행정관료 출신 인사들이 최고경영자(CEO) 인사 기준을 무시한 채 빈자리를 채우고 있어 과도한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 공기업 기관장의 연임이 경영 평가 성적과 무관하게 결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영 평가 성적이 2008년 B등급에서 2009년, 2010년 A등급으로 개선된 주택금융공사의 기관장은 연임에 실패한 반면 2008년과 2009년 A등급에서 작년 B등급으로 떨어진 일부 연기금의 기관장이 연임된 것은 기관 평가 결과에 따르도록 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무시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택금융공사 임주재 사장은 2007년 연기금 중 최하위였던 경영평가 성적을 2009년 4위, 작년 1위로 끌어올렸고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2년 연속 최고등급 획득,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3년 연속 1위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임 사장은 취임 전인 2007년 말 27조3천억원이던 주택금융 총량을 작년 말 2.4배 수준인 65조5천억원으로 성장시키고 금융기관 및 건설사 유동성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금융위기 극복에도 이바지했지만, 연임에 실패했다.

정부는 임 사장에 대한 연임 불가 결정을 내리고 지난달 21일부터 후임 사장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경영 성과와 관계없이 임 사장이 저축은행 부실 감독의 책임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금감원 출신인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연임에 성공한 연기금 기관장의 경우 여당 국회의원 등을 지낸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해당 연기금 노조 관계자는 "평가 결과가 훨씬 좋은 기관은 대부분 CEO가 연임에 실패한 반면 여당 의원 출신 기관장만 연임한 것은 정치적인 배려가 있는 것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임기 2년인 주택금융공사 이사에 금융업계 경력이 없는 서울시 행정관료 출신 인사가 선임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 선임된 수출입은행 감사와 서울보증보험 감사, 동양종합금융증권 감사위원, 한국도로공사 사장 역시 관료와 정치인 경력을 모두 갖고 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정치인이나 서울시 출신 인사가 금융업계 감사로 오는 것은 독립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금감원 출신보다 더 퇴보했다고 볼 수 있다"며 "외부 주주에 의한 감시 기능조차 작동하지 않는 공기업의 CEO 선임 과정에 신뢰성과 예측가능성 없이 진행된다면 공기업 선진화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