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FX 3차사업, 유럽 변수 등장

[취재파일] FX 3차사업, 유럽 변수 등장

F-22 랩터. 현존하는 최고의 전투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군사 보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능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역시 랩터가 최고로 평가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완벽한 스텔스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텔스는 무엇인가? 대부분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기능이라고 이해하시고 계실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사실이 아닙니다. 랩터도 레이더에 잡힙니다.

하지만 레이더에 잡히는 크기가 일반 전투기 수준이 아니라 작은 새의 크기 정도로 레이더에 감지가 되기 때문에 상대가 랩터의 침입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이 가장 정확합니다.

스텔스 전투기 한 대가 스텔스 기능이 없는 전투기 수십 대와 맞먹는다고 합니다. 공대공 전투에서 일반 전투기가 랩터를 전투기로 감지하기 위해 반경 1km 안에 들어와야 하지만 랩터는 수십 킬로 미터 밖에서도 일반 전투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전 대처가 가능하다는 게 랩터의 또 다른 우수성입니다. 상대가 랩터를 감지하고 공격을 감행하긴 어렵습니다. 감지하기 전에 이미 일반 전투기는 수십킬로미터 밖에서 쏜 랩터의 미사일에 이미 격추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공군의 전투기는 대략 450여 대로 추정됩니다. 이 중 F-5나 F-4 기종 수백여 대는 퇴역을 앞두고 있습니다. 부족해진 전력을 어떻게 메꿔야 하는가? 같은 숫자, 같은 전력의 전투기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60여 대의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해 전력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게 우리 공군의 생각입니다. FX-3차 사업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10조 원의 사업비, 엄청난 세금을 쏟아붓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이미 기사화됐습니다만 FX 사업은 현재 세 업체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록히드 마틴의 F-35, 보잉의 F-15SE, 그리고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입니다.

객관적인 면에서 F-35가 가장 성능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F-22를 미국에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최적의 대안이라는 게 군 내부의 평가입니다. F-22 다음으로 우수한 스텔스 기능, 수직착륙이 가능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군 내부에서도 F-35로 마음이 상당히 기울었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F-15K의 개량형인 F-15SE도 유력한 후보군입니다. 같은 F-15와 비슷한 기종을 또 다시 구입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으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차체가 벤츠라고 해서 똑 같은 성능이라고 할 순 없죠. 탑재된 레이더 같은 첨단 항전장비를 설치하고 다양한 옵션으로 기체 내부를 채우면 껍데기가 F-15일지언정, 다른 성능의 새로운 전투기가 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전투기는 옵션에 따라서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여기에 특수도료를 기체 외부에 발라 스텔스 기능을 강화했다는 게 보잉 측의 설명입니다.

이 양강구도에 유럽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 지난 3월 리비아 공습작전인 오딧세이 새벽 작전에 참가하기도 했었습니다. 가장 매력적인 옵션은 한국에 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겁니다. 전투기 제조 기법은 기밀이죠. 보잉도, 록히드 마틴도 절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건 기술을 이전하겠다는 뜻입니다. 국내에서도 하이급 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입니다.

록히드 마틴과 보잉사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일부 기술이전 등을 고려해 보겠다고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공격적인 제안을 넘기는 역부족입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유럽항공우주산업의 이번 제안은 우리 군이 거부하기 어려울 만큼 매력적입니다.

관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기존 무기체계와의 호환이 가능할지 여부입니다. 미국 무기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우리 군이 유럽의 전투기를 도입했을 때 과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인가. 불곰사업 때 러시아에서 들여온 대부분의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데 우리 군이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가 바로 호환성이 나쁘다는 이유였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과의 동맹관계입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 전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조건이 좋다고 해서 유럽 전투기를 사들이겠다고 나서는 건 자칫 동맹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군 내부의 고민이 있습니다.

사업자 선정은 내년 10월입니다. 경쟁사가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우리 군 입장에선 나쁠 게 없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