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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남자들 쫓아다니는 벼락, 그런데 북한은?

[취재파일] 남자들 쫓아다니는 벼락, 그런데 북한은?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대략 814만분의 1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벼락에 맞을 확률은 얼마일까요? 대략 180만분의 1이라고 합니다.  로또 1등 당첨되기가 벼락에 맞을 확률보다 높다는 것인데, 그 말은 꼭 높다기보다는 벼락에 맞을 확률 만큼 어렵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벼락'과 관려해 재미있는 외신이 들어왔습니다.  인터넷을 보니 발빠른 언론사들과 개인 블로거들이 관련 기사나 글들을 올려놓으시기도 했더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미국의 한 날씨정보 웹사이트(AccuWharther.com)가 최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8년 사이에 미국에서 벼락으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64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 데 이들 가운데 무려 82%가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이에앞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도 1999년에 자료를 발표했는데,  미국에서 1959년부터 1999년 사이에 벼락을 맞고 사망한 사람의 84%, 다친 사람의 82%가 남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벼락을 맞고 사망한 남성의 비율이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를 여성과 비교해보면, 남성이 벼락을 맞고 사망할 확률은 여성의 5.3배, 벼락을 맞고 다칠 확률은 여성의 4.6배가 된다고 합니다.

다들 궁금하시겠습니다만,  이렇게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벼락을 훨씬 더 많이 맞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대해 미국 국립기상청의 벼락 전문가인 존 젠세니어스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남성들이 벼락이 치는 날씨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밖에 있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그는 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벼락에 맞아 사망한 사람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좋지않은 날씨에도 야외 놀이나 스포츠 활동을 계속하다 벼락을 맞았는데, 남성들이 야외 놀이나 스포츠 활동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남성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깥 활동을 하려는 경향이 강한 만큼, 벼락에 맞을 확률도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의 다소 황당한 소식이 최근 전해졌었죠!  바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과 관련된 소식이었습니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은 6월 28일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미국에 0대2로 패했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북한 대표팀의 김광민 감독이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6월 6일 평양에서 훈련을 하던 중에 선수 5명이 한꺼번에 벼락을 맞아 병원에 실려갔다. 벼락을 맞은 선수들이 경기에서 뛸 만큼 완전히 히복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의지가 강해서 치료를 다 받지 못한 채 출전을 강행했다"는 것입니다.

김광민 감독은 그러면서,"벼락을 맞은 선수들이 후반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미국과 제대로 싸워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김감독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일부에서는 김감독이 미국과 경기에서 패배 때문에, 북한으로 돌아가면 숙청당할 지 몰라 일부러 지어낸  말이라는 분석도 나왔을 정돕니다. 아무튼 김감독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확률적으로 어마어마한 사건이 생겼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아마도 북한 여자 대표팀이 지난달 6일 훈련을 할 당시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강행했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 점은 다시 보면, 궂은 날씨에도 스포츠 활동을 포기하지않는 남성들이 벼락을 맞을 확률이 높다는 위 연구조사와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선수 5명이 한꺼번에 벼락을 맞았다는  김광민 북한 감독의 말이 사실이라면, 좋지 않은 날씨에도 강행한 무리한 훈련이 "벼락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자연 법칙을 거꾸로 거슬러버렸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화제를 조금 돌려서 우스개 소리로 글을 마쳐볼까 합니다. 벼락이 남성들을 그리 좋아한다니, "남성들이여, 벼락 맞을 짓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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