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면 움직이는 사람의 형상이 보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사람이 들고 있는 물건입니다.
이 꽃으로 위장한 듯한 모습은 바로 총을 든 군인입니다.
군인은 주변의 모습과 비슷하게 위장합니다.
'적'에게 발견되지 않고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섭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라 했는데요, 위장술이란 한마디로 자신을 감추기 위한 기술입니다.
적이 나를 모르게 위장하는 것은 군인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꽃으로 위장한 군인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화려한 기술로 우리를 유혹하는 디지털 환경을 비유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화면 속에 구현된 꽃들은 아름답게 포장된 컴퓨터 화면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를 노리고 있는 부적절한 콘텐츠들이 위장하고 숨어 있습니다.
보기 좋은 인터넷 속에 숨어 있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화면들이 총을 들고 우리를 겨냥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또 시대적인 정신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예술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담아내고 비판하고 조롱하고 격려할 책임이 있는데요, 문득 작가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1987년을 떠올리게 됩니다.
6월항쟁 당시,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들에게 최류탄을 더 이상 쏘지 말라며 장미꽃을 달아주던 어머니들의 모습이 천사와 전사라는 작품의 모습과 묘하게 겹쳐 보입니다.
작품 안에선 작가 자신이 천사인 동시에 전사가 되어 시대의 아픔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단상들이 예술로 표현된다는 것은 우리의 생각을 확장시킨다는 뜻입니다.
무심히 넘겼던 현상들과 잊혀져간 역사적인 사실들을 다시 일깨워 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취재협조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이용백/ 천사와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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