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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테러조직과 마약조직, 누가 더 잔인한가?

[취재파일] 테러조직과 마약조직, 누가 더 잔인한가?

사진 위 소녀의 이름은 '소하나 자웨드'입니다.  올해 9살된 파키스탄 소녀입니다. 자웨드는 무장단체에 납치된 뒤 강제로 자살 폭탄공격에 내몰렸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습니다.  지난 21일 외신에 자웨드에 관한 소식이 보도되면서 세계적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자웨드는 지난 18일, 파키스탄 북서부 폐샤와르의 집 주변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돼 차량에 태워졌습니다. 이후 4시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해 군 검문소에 도착한 뒤, 9킬로그램 정도의 폭탄을 담은 조끼를 강제로 입어야 했습니다. 원격 조정으로 폭탄을 폭발시킬 수 있는 조끼였습니다. 무장단체가 자웨드를 검문소로 보내 폭탄을 터뜨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자웨드는 조끼를 입은 직후, 자신을 납치한 무장대원의 손을 뿌리치고 달아나 군 검문소 병사들에게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군인들이 자웨드의 조끼를 벗겼고, 자웨드는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당시 무장대원들은 현장에서 달아났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자웨드의 조끼를 폭발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구조된 뒤 기자회견에 나온 자웨드양>

자웨드처럼 똑같이 자살폭탄 공격에 내몰린 소녀에 대한 소식이 이번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소녀는 자웨드처럼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5일 아프간 남부 우르주간주에서 무장 세력이 8살 된 어린 소녀에게 폭탄이 실린 가방을 경찰에게 전달하라고 시켰습니다. 이 소녀는 아무 것도 모른 채 폭탄이 든 가방을 들고 경찰서로 향했고, 경찰에 접근하는 순간 가방은 폭발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소녀만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숨진 소녀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여기저기 찾아봤습니다만, 아직은 올라온 자료가 없었습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에서 일어나는 테러 사건에 대해 숱한 외신을 접해왔습니다만, 10살도 안 된 소녀들을 자살폭탄 테러 공격에 동원한 소식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간혹 어린 소년들을 동원한 자살폭탄 공격은 전해지기도 했습니다만, 소녀들이 동원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 추측으로는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다보니, 어린 소녀들까지 동원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이는 어떤 이유와 논리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부끄러운 범죄행위"일 것입니다.

지난 21일 '마약 조직의 소녀 킬러들'이란 제목의 취재파일 글을 올렸습니다. 마약 범죄조직들이 10대 소녀들을 고용해 킬러(암살자) 훈련을 시키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마약 범죄 조직의 소녀 킬러들 역시 처음 전해진 소식으로, 마약 조직의 새로운 범죄 양상으로 전개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마약 조직의 소녀킬러들은 16~18살 사이로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원해서 범죄 조직에 가담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자살폭탄 테러 공격에 동원된 아프간 소녀와 다른 점입니다. 이 점에서만 보면 무장 테러단체가 더 잔인하다고 해야할까요?

돈을 목적으로 범죄를 자행하는 마약조직과 무장 테러 단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만, 이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고, 나이 어린 소녀들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똑같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위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나이 어린 소녀들을 동원한 자살폭탄 공격이 '성전(聖戰)'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무기로 활용되지 않을까 하는, 이번이 마지막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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