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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에 막힌 항구…선박 운행 차질에 속앓이

<8뉴스>

<앵커>

동해안의 항구들이 자꾸만 쌓이는 모래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부실하게 설계 된 방파제 때문인데, 마땅한 대책도 없어서 어민들 속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고성의 공현진 항.

항 입구 바닥으로 허옇게 모래가 쌓였습니다.

항구 입구의 중간지점입니다.

모래가 쌓이면서 원래 5미터가 넘던 수심이 1.3미터로 낮아지면서 이렇게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물 속을 들여다 봤습니다.

항 입구에 급경사의 언덕이 생겼을 만큼 어마어마한 모래가 쌓였습니다.

지나가는 어선의 스크류는 모래에 닿을 듯 위태롭습니다.

[김영철/공현진항 어민 : 배도 밑부분이 파손이 되고, 망가지고, 그 다음에 들어오지를 못해요.]

모래는 지난 2007년 말 방파제 공사를 마친 뒤부터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3년 사이 두 번에 걸쳐 6만 톤 가까운 모래를 퍼냈지만 지난 겨울부터 또 쌓였습니다.

이 항구는 더 심각합니다.

모래가 쌓인 곳 수심이 50cm 밖에 되지 않습니다.

좁은 통로를 드나들어야 하는 위험 때문에 어선 30여 척 가운데 20여 척은 다른 항으로 옮겨갔습니다.

[김성식/영진항 어민 : 밤에 나갈 때는 아주 위험하고, 두 척은 못 다니고 하니까 조금만 하면 바위에 부딪히고 스크류가 모래에 부딪히고.]

모래가 쌓여 문제가 되고 있는 항구는 15곳, 대부분 방파제 같은 구조물 공사를 마친 곳입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모래의 침식과 퇴적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성대/한라대 토목공학과 교수 : 대부분 공사비가 적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설계비도 적게 되고요. (설계)기간도 짧아지고, 또 충분하게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습니다.]

당국도 아직 정확한 처방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항구마다 땜질식 대처로 예산낭비만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춘, 서진호, 공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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