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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좀 살려달라" 어느 어머니의 호소문

백혈구 수혈 도움 요청에 대학생들 동참

"내 아들 좀 살려달라" 어느 어머니의 호소문
 "대학 캠퍼스를 건강한 웃음 흩날리며 걷는 어여쁜 그대들을 보니 퉁퉁 부은 채 병원에 누워있는 아들 생각에 또 눈물이 납니다."

지난달 말 '내 아들 좀 살려달라'는 한 어머니의 호소문이 광운대와 성균관대, 성신여대 캠퍼스에 붙었다.

이 호소문에 대학생들이 일면식도 없는 그를 위해 백혈구 수혈에 나섰다.

광운대 1학년인 구자룡(23)씨는 생후 8개월부터 선천성 면역결핍증을 앓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상태가 나빠져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항생제 등 10여가지의 약을 써서 증세가 나아지긴 했지만 약이 너무 독하다 보니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해 요독증이 심해져 의식을 잃기도 했다.

몸무게가 40㎏이 안 될 정도로 약해져 몸을 움직이는 것도 힘들다.

구씨는 1년에 몇 개월씩 병원에서 지내면서도 22살에 어렵게 10학번 대학생이 됐다.

하지만 입학 초부터 아프기 시작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도 플루트 동아리에 나가는 등 무리하게 학교에 다니다 결국 2학기 기말고사 전에 휴학해야 했다.

구씨 어머니는 19일 "축구를 좋아해 초등학교 때는 직접 뛰기도 했는데 크면서 체격이 작아 아무도 끼워주지 않으니 나중에는 할 생각을 안 하더라. 대학가서 하고 싶은 게 많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백혈구 수혈은 전날 백혈구 성장 촉진제 주사를 맞고 백혈구 숫자를 늘린 다음 다음날 피를 뽑아 백혈구만 환자에게 주고 나머지 혈액을 헌혈한 사람 몸에 다시 넣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2시간~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백혈구가 살아있는 시간이 24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저장해 놓을 수가 없고 수혈이 필요할 때마다 조건이 맞는 딱 사람을 구해야 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성균관대 이현준(22)씨는 게시판을 유심히 읽은 학군단 동기가 AB형 혈액형이 필요하다고 단체 문자를 돌려 권유했다고 했다.

이씨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어울리고 야외 활동한 추억이 없다는 게 가슴 아팠다"며 "100번 넘게 수혈을 받았다는데 더 많은 사람이 도와줘서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백혈구 헌혈이 다른 헌혈에 비해 보편화해 있지 않아 사례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부모님이 필요하다고 하시면 또 할 것"이라며 "여자 친구도 AB형이라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1학년인 최창현(19)씨는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 번 부탁해서 더는 부탁할 데가 없어 고민하다 학교에 글을 붙이게 됐다는 어머니 말씀을 들었다"며 "같은 새내기가 아무것도 못하고 병실에 누워 있다니 돕고싶었다"고 말했다.

광운대 동기 이찬혁(19)씨도 "내겐 큰 노력이 필요한 일이 아니지만 그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니까 뿌듯하다"며 "2개월에 한 번씩 가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구씨 어머니의 게시판을 보고 5명의 학생이 찾아와 수혈을 해줬고 두 명이 더 할 예정이다.

구씨 어머니는 "학생들에게 정말 고맙다. 차마 한 번 더 해달라는 말은 미안해서 할 수가 없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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