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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버스 운행중 '펑'…가스통이 원인이였네

<8뉴스>

<앵커>

시내 버스 타이어 폭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매번 재생 타이어가 원인으로 지적돼 왔었는데 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었습니다. 천연가스 연료통이 뒷바퀴 앞에 설치돼 있어서 환기가 안돼 타이어가 고열에 터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장줌인,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멈춰 선 버스 뒷 편에서 폭발음이 터져 나옵니다.

놀란 승객들은 앞다퉈 버스에서 빠져 나갑니다.

뒷바퀴가 터지면서 깨진 바닥이 파편으로 튀어 승객들도 다칩니다.

[장현태/부상 승객 :갑자기 '펑' 하는 바람에 파편이 튀어갖고. 나중에 보니까 다쳤더라고요.]

이렇게 버스 타이어가 터진 사고는 서울에서만 지난 3년간 703건, 1주일에 다섯 건 꼴입니다.

규정상 새타이어를 쓰는 앞바퀴는 사고가 없고, 재생타이어를 쓰는 뒷바퀴만 터졌기 때문에 부실한 재생 타이어가 사고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폭발 사고가 일어난 차종과 동일한 천연가스 CNG 버스와 디젤 버스를 비교 실험 해봤습니다.

30분 가량 달리게 한 뒤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버스의 온도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디젤 버스는 열이 오르지 않아 거의 흰색인 반면, CNG 버스는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브레이크가 달려 있어 열이 더 많이 나는 뒷바퀴의 온도를 재봤더니 디젤은 117도인 반면, CNG 버스는 두 배 이상 올라갔습니다.

CNG 버스 뒷바퀴 바로 앞에 설치된 가스 연료통이 환기를 막아 열을 식혀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 : 디젤차는 밑부분이 결국 브레이크 드럼 앞 부분이 좀 여유 공간이 있기 때문에 공기가 잘 통하는데, CNG 차량의 경우는 탱크가 막고 있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서 냉각이 잘 안 되는 것이 원인입니다.]

아스팔트가 달궈지는 한 여름철에는 뒷바퀴 온도가 485도까지 올라가서 고열에 타이어가 터진다는 얘기입니다.

대부분 사고가 버스 뒷바퀴 중에서도 특히 안쪽 바퀴가 터지면서 일어나는 이유도 이런 CNG 버스의 브레이크 열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서 일어난 겁니다.

실제로 한 버스회사는 에어컨 냉각수를 뒷바퀴에 떨어트리는 장치를 설치해 효과를 봤습니다.

[송태강/신성교통 정비팀장 : 1년 정도에서 한 스무 대 정도가 파손이 났었는데 이거 장착하고 나니까 4대나 5대 밖에 안 터지는 거예요.]

지난해 한국제품안전학회에서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국토해양부에 제출했지만, 당국에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저가의 재생 타이어의 경우 고열에 취약해 더 잘터질 수 있지만 관리나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습니다.

규격에 맞는 재생타이어는 환경보호나 자원절약 효과가 높고 안전에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업체에서는  공인도 받지 않은 싸구려 타이어를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규격 제품의 반값에 불과한 재생 타이어를 구해 실험해봤습니다.

규격에 맞는 재생타이어와 달리, 저가의 재생타이어는 실험 시작 1시간여 만에 터져버럽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 : 뭐 나라에서 규제가 없기 때문에 일부 재생타이어들은 등록이 안 된 업체들 것도 있습니다.]

올 여름, 시내 버스가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시한 폭탄이 되지 않도록 하는 철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VJ : 조귀준,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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