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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사람잡는 체력검정

[취재파일] 사람잡는 체력검정

현역 육군 간부 2명이 체력검정을 치르다 숨졌습니다.

육군 5군단의 40살 강 모 준위는 체력검정 과목인 3km 오래달리기를 하다 쓰러졌고, 특전사 53살 최 모 원사는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마친 뒤 오래달리기 측정을 앞두고 몸을 더 풀고 오겠다는 말을 동료들에게 남긴 채 연병장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체력검정 전 혈압수치에는 이상이 없었고 건강검진 결과도 검정이 불가능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었으며 날씨도 6월이지만 오전이라 지장이 있는 수준도 아니었다고 군은 밝히고 있습니다.

군의 체력검정은 크게 세 가지 종목으로 돼 있습니다.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오래달리기...

이 중 지난해부터 오래달리기가 대폭 강화됐습니다.

1.5km에서 3km로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초 김태영 전 국방장관이 취임 직후 장관 서신 1호에서 체력 검정을 강화해 진급과 근무평정에 반영하겠다고 지시한 뒤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3km... 짧은 거리가 절대 아닙니다.

물리적 거리도 거리지만 심리적 부담이 큽니다.

나이 별로 결과에 따라 등급이 달라집니다.

전투형 부대를 강화하면서 최근에는 간부인증제가 도입되면서 체력검정 결과가 나쁘면 보직을 받는 데도 불이익을 주겠다고 국방부측은 밝혔습니다.

체력검정 기준을 강화한 뒤 공식 집계된 사망자는 이번이 네번째지만, 지난해에는 체력검정을 전후로 연습과정 등에서 사망한 경우가 6, 7건 더 있다는 게 군 내부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숨진 군인보다 서너배 많은 수칩니다.

전쟁보다 체력검정이 사람잡는 셈입니다.

전투형 야전형 부대 좋습니다. 배나온 군인은 미덥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건강한 군인을 만들겠다고 강화한 체력검정 때문에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진다는 건 왠지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건강에 이상이 없다던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젭니다.

무언가 대책이 마련되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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