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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보급 호품벼' 절반 가까이 불량

<8뉴스>

<앵커>

정부가 올해 농가에 보급한 호품 볍씨의 절반 가까이가 불량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종자산업을 돈 버는 신사업으로 육성하겠다더니 오히려 농민들에게 손해만 입혔습니다.

송인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가 보급한 오대 볍씨를 발아시켜 모를 낸 강원도 인제 들녘입니다.

제가 왼손에 들고 있는 모가 올해 정부가 보급한 오대 볍씨로 발아시킨 모입니다. 그리고 오른손에 들고 있는 모는 지난해 농민들이 직접 수확한 볍씨로 발아시킨 모인데요. 똑같은 날짜에 심었지만 보시는 것처럼 생육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김원춘/농민(강원도 인제): 생육상태가 좋아져야 하는데 안좋아지고 지금도 자꾸 망가져…이런 식으로 간다면 3분의 1 씩은 수확이 준다고.]

SBS가 입수한 농촌진흥청의 실험결과 자료를 보면 정부가 올해 보급한 오대 볍씨의 25%가 이삭 속에서 싹이 트거나 제대로 여물지 않은 불량 볍씨로 확인됐습니다.

전남지역에 보급한 호품 볍씨는 무려 42%가 불량 볍씨였습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 날씨 때문에 익은 게 변변치 못했다. 작년에 비가 워낙 많이 오고, 500mm 이상 왔잖아요. 1년에 내 릴 양의 1/4이 가을에 쏟아졌죠.]

하지만 국립종자원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농가에 보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립종자원 관계자: 올해 피해가 다수확 품종에서 많이 났거든요. 기상여건이 안 좋을 때는 볍씨 소독을 하지 않고 공급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오는 2020년까지 고부가가치 종자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우리의 식량안보와 직결된 볍씨 관리는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영상취재: 설치환, 영상편집: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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