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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접촉사고 수리비가 차 한 대 값

-보험료 끌어올리는 수입차 거품 수리비

[취재파일] 접촉사고 수리비가 차 한 대 값

요즘 도로 위에서 수입차 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팔린 수입차만 4만 2천7백 대로 1년 전보다 24.4% 늘었고 이런 추세라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가 1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입차가 많아지다 보니까 수입차와 접촉 사고를 내는 국산 차도 많아졌습니다. 수입차 운전자들의 자차 사고도 물론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입차 수리비 거품 때문에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국산차 운전자들이 '보험료 폭탄' 을 맞게 됩니다. 한 경차 운전자는 수입차 벤틀리와 살짝 접촉사고를 냈는데 상대방이 차량 문짝을 다 갈면서 수리비를 자신의 차 값 보다 비싼 무려 천 2백만 원이나 청구하자 보험사와 함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범퍼를 약간 스쳤는데도 수리비가 340만 원이 나왔다는 운전자도 있고, 아이가 차 문을 열다가 옆에 세워 둔 수입차 문과 조금 부딪쳤는데 문 자체를 교환하면서 보험료가 배 가까이 뛰었다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보험금으로 수리비 지급이 늘게 되면 보험사들의 손해율은 높아지게되고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실제 수입차 손해율은 90%가 넘어 국산차 손해율 평균보다 20%P나 높습니다.

수입차 일부 차종의 손해율은 120%까지 치솟은 경우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수입차 운전자들이 낸 보험료 보다 수리비로 더 많이 지급했다는 뜻입니다. 보험사 전체 손해율은 수입차와 국산차 손해율을 모두 합쳐 계산하기 때문에 이렇게 수입차 손해율 증가는 고스란히 전체 운전자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수입차 운전자들도 자신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됐을 경우에는 똑같이 수리비 폭탄을 떠 앉아야 합니다. 보험금으로 처리하면 3백만 원 이든, 천만 원이든 할증되는 점수가 같다며 일부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라이트 전구 하나만 갈면 될 것을 범퍼 전체를 바꾸도록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당장은 돈을 안 내는 것 같지만 결국은 이런 것들이 쌓이게 돼 수입차 운전자들의 자차 보험료 요율이 올라가고 자차 보험금 인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수입차 수리비는 왜 이렇게 비싼 걸까요?

먼저 복잡한 유통구조로 부품 가격에 마진이 많이 붙습니다. 수입차 부품은 수입차 본사에서 부품을 보낼 때 15% 정도 마진을 가져가고 다시 한국 법인과 딜러를 거치면서 각 단계마다 마진이 추가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소 30% 이상 마진이 붙은 부품을 구입하는 셈입니다. 이렇다보니까 똑같이 문 하나를 교체해도 국산 그랜저의 교체 비용과 동급 수입차의 교체 비용이 5배 까지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교체작업 비용, 즉 공임에도 거품이 많습니다. 수입차 수리를 할 때는 국산차에 적용하는 표준 공임을 적용하지도 않고 반복 작업까지 비용을 청구합니다. 수리 시간도 부품이 오는 시간이 걸린다며 훨씬 깁니다. 보험개발원 자료를 보면 일부 수입차 공임으로 국산 차량의 2배 이상이나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직영딜러 시간당 공임 청구현황](단위 : 원, %)

구분

BMW

BENZ

LEXUS

AUDI

HONDA

국산차량

청구금액

49,800

55,000

42,000

45,000

40,000

22,900

국산차량 대비

217.5%

240.2%

183.4%

196.5%

174.7%

100%


수입차 렌터카 비용도 문제입니다. 사고가 나면 수리 기간 동안 렌터카 비용을 지급하게 되는데 이게 하루에 최소 50만 원에서 200만 원을 훌쩍 넘는 차량도 있습니다. 수리 기간이 조금만 길어지면 부품 가격보다 렌터카 비용이 더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수입차 수리비 거품은 대부분의 운전자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거품을 빼는 일이 시급하다는 말입니다. 방법도 있습니다. 부품을 병행 수입 하도록 해 경쟁을 촉진하고 수입차 공임에 대한 표준 가격을 적용해야 합니다. 렌터카 비용에 대한 개선도 있어야 합니다. 일부 수입차 운전자들도 스스로 낸 사고 때문에 자기 차를 수리할 때는 수리비가 한 푼이라도 싼 수입차 공업소를 찾아다닐 정도로 수리비에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입차 10만 시대에 걸맞게 이제는 거품을 뺀 수리비 체계 확충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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