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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 속에서 수업을?…초등생 '등교 거부'

<앵커>

경북 청도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일주일째 등교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학교에 불이 나 수리를 했는데 마무리가 제대로 안돼  잿더미 속에 수업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TBC 서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청도군 화양읍 남성현 초등학교 도서관입니다.

책 표지를 손으로 닦아보니 시커먼 재가 그대로 묻어나옵니다.

화장실를 비롯해 학교 구석구석에 불에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2월 큰 불이 난 이 학교는 4억 원을 들여 최근 수리를 마쳤지만 그을음과 재를 청소하는 등 뒷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입니다.

사실상 잿더미나 다름없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온몸에 발진이 생기고 두통을 호소하는 등 건강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등교 거부 초등학생 : (수업을 받을 때) 머리가 좀 아프고요. 냄새 때문에 머리가 많이 아팠어요.]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학교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결국 지난 8일부터 일주일째 자녀들 등교를 거부하고 나섰습니다.

[황성현/등교 거부 학부모 :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공간이라면 안전해질 때까지 거기서 교직원이나 아이들을 생활하게 하면 안 돼겠죠.]

학교 측은 등교 거부로까지 사태가 확산되자 학생들 건강 조사를 벌이는 등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들어갔습니다.

[박경규/남성현 초등학교장 : (학생 건강에 문제가 생길거라고 고려하지 못했나요?) 그쪽은 사실 제가 간과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성공한 시골 학교로 알려진 작은 초등학교가 눈가림식 보수 공사로 그 명성이 퇴색되고 말았습니다.

(TBC) 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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