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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경찰은 필요악?…이집트의 경우

경찰 공격했던 시민들, "이젠 돌아와 줘"

[취재파일] 경찰은 필요악?…이집트의 경우

지난 2월 시민혁명 이후 이집트에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가 거리에서 경찰이 대거 사라진 점입니다. 혁명 이전에는 경찰 국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거리 곳곳에 정복과 사복 경찰이 말 그대로 쫙~ 깔려 있었습니다.

일례로 저희 취재진이 촬영에 나설 때면, 카메라 삼각대를 채 펼치기도 전에 어디선가 무전기를 든 경찰관들이 나타나 "뭘 찍느냐?", "무슨 내용이냐?"하고 집요하게 묻곤 했습니다.

외신에 대한 철저한 감시, 감독 목적도 물론 없지 않았겠지만 사실 이들의 진짜 관심은 용돈을 뜯어내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만 해도 백 미터 마다 배치된 경찰들이 주차를 도와주는 시늉을 하고 돈을 요구하거나, 아예 대놓고 "Help me!"를 외치며 손을 벌리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이집트 서민들에게도 경찰은 오랜 세월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습니다. 일단 잘 못 보이면 죄가 있건 없건 경찰서로 끌고 가 매타작으로 곤죽을 만든 뒤 없는 혐의도 만들어 혼을 내는 판이니 행여 눈 밖에 날 새라 먹을 것도 바치고 돈도 상납하는 관행이 일상이었습니다.

이렇듯 경찰에 대한 불만과 반감이 쌓이다 보니 시민 봉기 초창기에 시위대가 가장 먼저 달려가 혼을 내준 곳이 경찰서인 점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셈입니다.



철옹성 같았던 무바라크 정권이 결국 무너지자 이집트 전역의 경찰들은 보복의 두려움에 휩싸여 제복을 벗어 던지고 일제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과도 군사정부가 군을 동원해 치안을 맡고 있긴 하지만 워낙 많았던 경찰의 몫을 다 감당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강력 사건이 급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고  교통사고가 나도 당자사들끼리 목소리 경쟁을 하거나 주먹다짐으로 해결하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이러자 경찰력의 복귀를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무섭고 싫지만 치안 부재로 마음 졸이며 살기는 더 찝찝한 상황인 셈입니다.

필요악이란 꼭 현재의 이집트 경찰을 두고 하는 말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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