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많은 여성들은 저출산 얘기만 나오면 아이 키울 여건은 열악한데 자꾸 낳으라고 강요만 하면 어쩌냐고 합니다. 이런 호소를 듣고 배려하는 직장들이 몇몇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임신 8개월째 차미연 씨.
회사 안에 마련된 임산부 쉼터에서 수시로 휴식을 취하고, 태아 검진도 받습니다.
[차미연/31세 임산부, 유한킴벌리 직원: 눈치 주고 이런 것이 없어서 너무 좋고… '아이를 안 갖겠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아직 저는 못봤고요, 저희 회사에서는…]
6년 전부터 모성 보호를 위해 노력한 결과, 이 회사 여직원의 지난해 출산율은 우리나라 평균의 1.5배, 여직원에 대한 적극적인 보육 지원이 출산율을 끌어올린다는 걸 입증한 셈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 여성들이 처한 현실은 다릅니다.
[이지용(30세)/출산 뒤 퇴직: 지금은 안 다니고 있어요. 아이에게 충분히 충실할 수 있겠다는 복지정책이었으면 당연히 안 그만뒀겠죠.]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전체 34개 OECD 국가 중 뒤에서 네 번째.
OECD가 최근 '한국이 계속 성장하려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을 정도입니다.
최근 삼성과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사내 어린이집 설치를 늘리는 등 변화의 조짐이 없진 않지만, 대기업 가운데 41%는 최소한의 보육시설 설치 의무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정경훈/고용노동부 여성정책과장: 정부도 설치 기준에 대해서 좀 더 개선해 나가야겠지만, 기업들도 직장 보육시설 설치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모성 보호가 곧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짐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노인식, 영상편집: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