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부모가 다 있는 가정도 아이 키우기가 쉽지 않은데, 미혼모 가정은 오죽하겠습니까.
집 한 칸 얻기 어려운 미혼모들의 고충을 박세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8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미혼모 김선영 씨.
언니 월세방에 얹혀살며서 토지주택공사의 전세임대 주택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김선영/미혼모: (대기 번호가) 200번대. 구청에서 전세임대 하려면 3~4년 5~6년 있어도 거의 될까 말까라고.]
전세임대 선정 기준은 부양가족 수와 자활프로그램 참여 여부, 연속 거주기간 등입니다.
규정 자체가 미혼모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입니다.
이러다보니 전체 임대주택 물량 5만5000여가구 가운데 미혼모에게 배정된 주택은 10%가 채 안되는 실정입니다.
결국 미혼모들이 찾는 곳은 정부지원금을 받는 미혼모 시설인 모자원입니다.
그러나 이 곳에 있게 되면 미혼모 또는 미혼모 자녀라는 것이 노출돼 주위의 편견 섞힌 시선을 감내해야 합니다.
[최형숙/미혼모(모자원 거주): 내 아이도 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를 사귀면 사회생활을 하면 시설 거주자가 되는 거니까, 그런 거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그나마 3년 이상은 머물 수도 없습니다.
[최영희/민주당 의원(여성가족위원장): 미혼모나 미혼부는 2인 가족이기 때문에 불리한 면이 있습니다. 국토해양부와 협의해서 주택공급에 관한 그런 규칙을 개정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육아의 첫 단계인 주거현실부터 이렇듯 열악하다보니 적잖은 미혼모들이 자식 키우기를 포기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해외 입양 아이들의 90%가 미혼모 자녀입니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전세임대 주택 물량의 일부를 미혼모에게 의무 배정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원배, 김대철, 영상편집: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