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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뛰고, 오늘 또 뛰고…선수보호는 '뒷 전'

<8뉴스>

<앵커>

여자축구의 샛별 여민지 선수, 요즘 얼굴 보기가 쉽지 않죠. 다 이유가 있습니다. 세계수준의 실력과는 정반대의 몸을 보이는 우리 여자축구의 환경 탓입니다.

이영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MVP 여민지는 석 달째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여왕기 대회에서 이틀 연속 경기에 나섰다가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았습니다.

재활에만 6개월 이상 걸립니다.

[여민지/함안 대산고 3학년: 다치고 나서도 사실 이렇게 심한지 몰랐어요. 병원가서 진단받고 엄청 많이 울었어요.]

선수 안전을 위해 경기 후 48시간 이상 쉬도록 하는 FIFA 규정이 국내 여자청소년축구에서는 지켜지지 않습니다.

춘계연맹전과 통일대기에서는 한 팀이 나흘 연속 경기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이유는 돈 때문입니다.

[여자축구연맹 관계자: 일정을 하루 걸러서 잡아도 지도자분들이 조금 그렇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하면 비용자체가 큰 부담이기 때문에….]

여자축구 지원금은 학교당 1년에 9백만 원입니다.

한 팀이 대회 하나 치르는데 드는 숙박비와 식비 충당하기에도 버거운 액수입니다.

[송병수/전북한별고 감독: 어느 학교는 예산이 없어서 시합을 안나왔어요. 올라가야 돈이 없으니까. '에이, 그럴바에야 예선탈락하자' 그런 우스갯 소리도 나옵니다.]

이렇다보니 어제 뛰고 오늘 또 뛰어야하는 선수들은 채력소진으로 부상을 달고 삽니다.

누구 할 것없이 무릎에 흉터가 가득합니다.

[신선애/오산정보고 3학년: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아픈데 쉬지도 못하고. 근데 다 참고 뛰어야 돼요.]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월드컵 3위.

세계를 제패한 우리 여자청소년들은 선수 보호는 뒷전인 국내 그라운드에서 그야말로 목숨 걸고 뛰고있습니다.

(영상취재: 박영일, 정상보, 영상편집: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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