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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술 따르고, 마시고!…황당 '봉사활동'

<8뉴스>

<앵커>

현충일에 봉사활동 간다는 아이를 기특하게 생각하며 보내줬는데 이 아이들이 술대접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아이들 잘못이 아니라 생각 없는 어른들 때문였습니다.

김도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6일) 낮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입니다.

음식 코너엔 봉사활동을 하러 나온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몰려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학생들이 막걸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주최측 관계자는 학생들이 술을 나눠주지 못한다며 화를 내기도 합니다.

[행사관계자: 여기 있는 거 (막걸리) 다 나갈 때까지 따지마! 자꾸 다 나가잖아. 지금! 모자라면 있다가 큰일 난단 말이야.]

학생들은 그저 술을 따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한잔 두잔 자꾸 술에 손이 갑니다.

[학생: 애들이 장난으로 마셨는데 어른들이 너희 마셔도 상관없다고…. 너희 중학생이니까 마셔도 된다고 말하더라고요.]

취한 듯한 학생도 나옵니다.

[아니 얼굴이 빨개져서 그래 (저, 진짜 안 취했어요.) 여기 가만히 앉아 있어. 조금만 앉아 있으면 돼. 내가 다른 애들 부려 먹을 테니까 앉아 있어.]

봉사활동을 하러 나온 학생들이 왜 술을 따르고 있냐고 묻자 주최측은 오히려 성을 냅니다.

[행사관계자: SBS에서 그렇게 할 일이 없으세요? 이 더운 날? 따르게 시킨 게 아니라….]

취재 내용을 들려주자 슬그머니 말이 달라집니다. 

[행사관계자: 저 양반이 바쁘니까 '야, 좀 해봐' 이렇게 했는지 는 몰라도. 그게 주목적은 아니에요.]

8시간 짜리 자원봉사 확인증과 기념품을 준다는 주최측의 말을 듣고 행사에 학생들을 보낸 학교측도, 술만 따른다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당황합니다. 

[학교관계자: 공문에서처럼 학생들에게 맞게끔 경험이 될 수 있 게끔 한다고 하니까 믿고 보냈죠.]

자원봉사가 입시와 결부되면서 교육효과는 생각도 않고 학생들을 이용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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