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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종시-과학벨트, 충청권 부동산 들썩

[취재파일] 세종시-과학벨트, 충청권 부동산 들썩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세종시와 최근 입지가 확정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있습니다.

세종시는 이미 2003년 결정된 사안이지만 그동안 부동산 측면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행정수도 이전 논란이라는 정쟁의 소재로만 사용됐을 뿐이죠. 그런데 지난해 말 첫마을 1단계 분양이 시작됐고, 막연하게 느껴졌던 도시가 점차 윤곽을 잡아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얼마 전 세종시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 과학벨트로 확정되면서 <세종시-과학벨트>는 전국적인 부동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세종시 첫마을 2단계 아파트 분양 현장을 찾았습니다. 평일인데도 청약을 하려는 인파로 북적였습니다. 1단계 청약 경쟁률은 1.08대 1. 겨우 미달을 면했지만, 2단계는 그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일반 청약 첫날 청약결과 평균 5대 1을 넘었고, 금강 조망권 프리미엄이 있는 한 아파트의 경우 이미 70대 1의 경쟁률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세종시 첫마을 1단계 당시 분양권에 벌써부터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합니다. LH 모델하우스 옆에는 소위 '떳다방' 천막도 10여 개 설치돼 있었는데, 천막에 앉아있던 한 중개업자 분은 "기자 양반도 여유 있으면 분양권 하나 마련해봐. 괜찮을껄?" 하며 투자 권유까지 하시더군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뿐 아니라 세종시 주변의 아파트들도 시세가 벌써 2~3천만 원씩 오르고 있고, 대전권에서 그동안 팔리지 않아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아파트도 갑자기 판매가 급증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더 들썩이는 건 땅 입니다. 과학벨트가 들어설 대전시 유성구 신동·둔곡지구와 신동·둔곡지구에서 멀지 않은 대덕쪽 땅 값이 정부 발표 이후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대덕쪽 땅은 과학벨트 발표 이후 보름 만에 땅 값 시세가 30~40%나 뛰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땅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토지주들은 매물을 모두 거둬들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과학벨트 지정지구에서 4대째 논농사를 짓고 계신 70대 할아버지는 최근 모내기를 마치고 한창 바쁜 시간인데, 타지 투자자들에게 전화를 받느라 눈코뜰 새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 연말부터 세종시로 이전하는 공무원들의 입주가 시작되고, 과학벨트 개발이 본격화하면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보금자리주택, 혁신도시, 동남권 신공항 등 정부의 대규모 부동산개발사업들이 지지부진하거나 아예 좌초되는 가운데 군계일학처럼 돋보이는 대형 개발호재이기 때문입니다.

관심은 부동산에 대한 투자일텐데,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괜찮을 거다, 하지만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는 지적을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정부 청사 이전이 본격화하는데, 과연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세종시로 옮겨 정착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참고로 대전정부청사도 이전해서 자리를 잡는데 10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LH가 공급하는 아파트 외에도 민간 건설사들도 아파트를 공급할텐데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세종시에 새로운 아파트가 모두 완공되면, 현재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주변 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속히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땅 역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세종시 주변 땅 값은 이미 2003년 급격하게 오른 이후 줄 곧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학벨트 발표 이후 한번 껑충 뛰었지만, 현재 시세에는 지난 오랜 기간동안의 호재가 줄 곧 반영돼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언제나 투자에는 거품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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