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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무바라크는 순진?…상상 초월하는 아랍 독재자들

[취재파일] 무바라크는 순진?…상상 초월하는 아랍 독재자들

아랍권에 휘몰아친 민주화 열풍이 튀니지와 이집트를 집어 삼킨 뒤에는 위력을 잃고 주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리비아와 예멘, 시리아에서 고래심줄처럼 버티고 있는 후안무치한 독재자들 때문입니다.

짧게는 두 달에서 길게는 석 달 넘게 하루가 멀다하고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들은 실탄 발포는 물론 탱크까지 동원해 수백에서 수천 명이 넘는 자국민을 살상하며 권좌에서 물러나기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습니다.

리비아의 카다피 42년, 예멘의 살레 33년, 시리아의 알 아사드 부자는 대를 이어 41년. 이렇게 수십 년씩 권좌에 머물며 이들이 한 짓이라곤 하나같이 부정부패로 자기 일가와 측근들의 배만 불리면서 군과 경찰을 앞세워 자국민의 기본권을 철저히 박탈하고 세계 최저 수준의 비참한 생활을 안겨준 것 뿐입니다.

한가닥 양심이라도 있다면 이제라도 부끄러움을 느끼고 물러나야 마땅하거늘 이들에게는 매일 수십 명씩 죽어나가는 현실이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리비아의 카다피는 나토의 집요한 폭격, 그리고 측근들과 직속 부대원들의 잇단 이탈 속에서도 아프리카 용병들을 동원해 시위대와 시민군에 대한 살상을 석달 보름째 계속해 천 명도 훨씬 넘는 자국민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예멘의 살레는 자진 사퇴 의사를 벌써 세 번이나 번복해 국제사회의 비웃음거리로 전락하면서도 권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구차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급기야 최대 부족이 등을 돌려 내전으로까지 사태가 악화되고 이 틈을 탄 알 카에다 연계 세력이 남부를 장악하는 상황까지 왔지만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권력만 유지할 수 있다면 자국민이 얼마나 죽어나가고 나라가 절단나도 상관 없다는 태도여서 무모함과 뻔뻔함의 극치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리아의 아사드 역시 사태 초반엔 잇단 유화책을 내놓으며 짐짓 개혁적인 제스처를 보였으나 통하지 않자 곧바로 그 악명 높던 전임자이자 아버지인 하페즈의 방식을 따라 맨손의 시민들에게 탱크 포격을 서슴지 않는 흉포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관인 것은 지난해 부정선거로 촉발된 시민 봉기를 무자비하게 찍어 누른 경험이 있는 이란의 아마디네자드가 시리아에 시위 진압 전문가(?)들과 장비들을 보내 진압 요령을 전수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시위 진압용 무기들과 감시 장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문가들을 보냈다고 하는데 이웃 시리아 마저 무너질 경우 자신의 안위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불안감의 발로인 듯해 쓴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무자비한 진압이 계속되면서 희생자는 예멘의 2백여 명에서 시리아 850명, 리비아의 수천 명에 이르기까지 하루가 다르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돌이켜 보니 시민 봉기 불과 열흘 남짓 만에 물러난 튀니지의 벤 알리, 그리고 18일 만에 퇴진한 무바라크는 이들에 비하면 차라리 양반이었구나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했던가요? 동서고금의 숱한 절대 권력자들 가운데 자발적으로 물러난 경우는 거의 없는 만큼 혁명에는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하지만 수백 명에서 수천 명씩 목숨을 잃고도 하필이면 최악의 독재자들을 만나 다른 나라에서는 벌써 오래 전에 졸업한 독재의 질곡에서 허우적거리는 이들 나라 민초들의 처지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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