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훔친 신분증 하나만으로 남의 통장과 카드를 손쉽게 재발급 받아 돈을 빼내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시중은행의 금융보안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습니다.
보도에 이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앳된 얼굴의 젊은 여자가 은행직원에게 신분증을 내밉니다.
직원은 여자와 간단히 몇 마디를 주고 받은 뒤 통장과 현금카드를 내줍니다.
여자가 직원에게 보여준 신분증은 유흥주점에서 훔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이었습니다.
훔친 신분증으로 통장과 카드를 발급 받는 데 걸린 시간은 10여분에 불과했습니다.
22살 박 모 씨 일당은 훔친 신분증을 자신의 신분증인 것처럼 은행에 제출하고 시중은행 3곳에서 남의 통장과 카드를 재발급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잔고가 남아 있는 통장에서 현금 15만원을 인출했습니다.
[박 모 씨/피의자: (일당인) 여자아이에게 (은행에) 갔다 오라니까 10분 정도 있다가 나와 차에 타서 (재발급 받은) 통장과 카드를 줬습니다.]
이들은 통장과 카드를 재발급 받으면서 계좌 비밀번호는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지만 은행들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은행이 통장발급의 기본절차인 신원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겁니다.
[은행 관계자: 사진 대충 대조해보고 그런데 사실 여성분들은 사진이 많이 다르니까… 또 오래전에 찍은 것은 차이가 있죠.]
이들은 또 훔친 신분증을 이용해 오토바이를 빌린 뒤 중고사이트에서 되팔아 1200만원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조창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