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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쉬하다 곪아터진 비리…연맹·구단 덮기 급급

<8뉴스>

<앵커>

이렇게 선수의 목숨까지 앗아간 승부 조작 비리는 사실 벌써 오래 전에 뿌리뽑을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의혹이 드러날 때마다 연맹과 구단 측은 그 의혹을 캐기보다는 덮기에 급급했습니다.

손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승부 조작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있는 상무의 김동현은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급 선수인데도 지난 6년 동안 K-리그 4개 팀을 옮겨다녔습니다.

이미 구속된 광주의 성 모 골키퍼는 3개 팀에서 뛰었습니다.

승부 조작 의심이 들 때 구단들은 이처럼 해당 선수들을 다른 팀에 보내거나 방출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덮어왔습니다.

자기 구단 소속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쉬쉬하고 넘어간 겁니다.

[전직 프로축구 에이전트: 갑작스럽게 많게는 5~6명 정도까지 방출하거나 해외로 이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도 심증적으로 승부 조작이 우려되는….]

2~3년 전부터 승부 조작 소문이 축구계에 돌았는데도 예방교육은 형식적이었고, 승부 조작 가능성이 높아도 선수가 부인하면 그냥 넘어갔습니다.

[프로축구 구단 관계자: 감독하고 선수들이 면담했는데 관련된 것이 하나도 안 나오고 전혀 그런 일이 없다니까 답답한 노릇이죠. 한계성이 있겠죠.]

검은 돈 유혹에 쉽게 넘어간 선수들의 윤리의식도 문제입니다.

심지어 승부 조작으로 받은 돈으로 자기 팀 경기에 베팅까지 했습니다. 

특히 후보선수들이 주로 나서는 컵대회는 K-리그에 비해 감시의 눈길이 적어 도박 브로커들이 활개치는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했습니다.

골키퍼가 멍하니 선 채로 골을 허용하는 이런 장면도 심심찮게 나왔습니다. 

프로축구연맹은 사태가 이 지경이 된 뒤에야 앞에 나섰습니다.

[정몽규/프로축구연맹 총재: 국민 여러분과 K-리그 팬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사죄는 했어도 대책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리그 잠정 중단같은 특단의 조치도 없었습니다.

지난 2008년 중국 도박단과 연루된 3부 리그 선수들의 승부 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도 연맹은 1부 리그는 문제없다는 말 한마디로 넘어갔습니다. 

그 때 제대로 대처했어도 오늘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파문으로 K-리그는 팬들의 외면은 물론이고 선수와 감독, 구단 사이에서도 불신만이 가득해졌습니다.

(영상취재: 박영일, 영상편집: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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