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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부른 군 병원…외진 요청 묵살 후 쫓아내

<8뉴스>

<앵커>

지난 2월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훈련병이 있었지요. 이 훈련병은 자살직전 군 병원을 찾아가 병을 고쳐달라고 애원했지만 강제로 쫓겨났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찬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월18일 논산 육군 훈련소 소속 정 모 훈련병은 중이염 때문에 8번째로 훈련소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정 훈련병은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다며 상급 병원에 보내달라고 했지만 군의관은 "현재 증상으론 필요없다"며 묵살했습니다.

인권위 조사결과 군의관은 상급병원 진료를 애원하는 정 훈련병을 기간병을 동원해 진료실 밖으로 끌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 모 훈련병 어머니: (아이가) 그냥 외부진찰 보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살려달라'고 할 때는 감이 좀 이상하잖아요. 그러면 아무리 군의관이라도 살려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조치를 취해야지요.)]

부대 지휘관들도 정 훈련병의 호소를 무시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소대장은 정 훈련병에 대해 꾀병 징후가 농후하다고 관찰일지를 작성했고, 다른 훈련병 앞에서 꾀병 환자라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정 훈련병은 욕설을 들은 다음 날인 2월27일 유서를 남기고 훈련소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랑스럽고 듬직한 아들이 되지 못해 미안해요.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원래 없는 셈 해주세요. 정말 미안해 엄마. 사랑해….' 저는 이 아이가 이 편지 글을 쓰는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아요.]

이 사건을 계기로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은 병사들의 진료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할 것을 지시하고, 의무요원들에겐 의료인으로서 기본자세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박현철, 영상편집: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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