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사건에서 일방적으로 때리고도 '같이 맞았다'는 가해자의 주장은 더는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폭력사건에 휘말린 양쪽 모두를 입건하는 무분별한 '쌍방입건' 관행을 개선하고자 경찰이 지난 3월부터 추진한 '쌍방입건 처리지침'을 통해 정당방위로 인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 초부터 최근까지 도내에서 폭력사건에 연루된 14명을 정당방위로 판단해 8명은 불입건하고 6명은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지난 4월 원주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오모(48)씨와 술을 마시던 중 오씨가 시비를 걸며 폭행하자 이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멱살을 잡은 양모(53)씨의 경우 경찰은 오씨만 입건하고 양씨는 불입건했다.
또 지난 3월 춘천시 서면에서 자신의 욕을 하고 다닌다며 이웃 주민 김모(50.여)씨 집에 찾아가 폭력을 휘둘러 입건된 서모(47.여)씨 사건의 경우 서씨가 자신도 맞았다며 전치 3주 진단서를 첨부해 김씨를 고소했으나 김씨는 불입건했다.
예전 같으면 이들 모두 폭행 또는 상해 혐의로 가해자와 함께 쌍방 입건돼 전과자가 될 가능성이 컸으나 CCTV 분석 등 여러 증거 등을 토대로 정당방위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폭력사건 시 판례에서 나타난 정당방위 식별 표지 8개 항목을 만들어 이를 충족하면 정당방위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경찰은 ▲침해행위에 대해 방어하기 위한 행위 ▲침해행위를 도발하지 않았을 것 ▲먼저 폭력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 ▲상대방의 피해가 자신보다 중하지 않을 것 ▲전치 3주 이상의 상해를 입히지 않았을 때 등 8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정당방위로 판단했다.
또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방어에 필요한 행위가 인정되면 정당방위 여부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쌍방폭력 사건 발생 시 피해 결과만을 토대로 쌍방입건하는 사례를 과감히 개선하고자 이 지침을 마련했다"며 "일부 폭력사건에서의 억울함이나 무분별한 전과자 양산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실컷 때리고 '같이 맞았다'…강원경찰 "안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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