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1978년 경북 칠곡의 미군 부대내에 '고엽제'로 알려진 독극물 수백 리터가 매몰되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우리사회가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서 수많은 살상자와 기형아를 낳았던 그 악명 높은 독극물이 매몰된 것입니다. 언론의 '사회감시 기능'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SBS 보도에서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지난 19일 경북 칠곡의 Camp Carrol 미군부대에서 근무했던 스티브 하우스 등 3명의 퇴역군인들에 의해 1978년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혀있는 드럼통 250개, 약 208리터 분량의 독극물을 캠프내에서 매몰했다는 증언이 소개되어 우리사회를 충격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컴파운드 오렌지, 이른바 고엽제는 베트남 전쟁에서 수많은 살상자들과 기형아들을 낳게 한 악명의 독극물입니다. 우리의 베트남전 참전용사들도 바로 이 독극물의 휴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어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SBS 8시뉴스 역시 이 사안을 아주 중요하게 인식하여, 19일 '칠곡기지에 고엽제 대량 매립'이라는 표제로 톱뉴스 의제로 선정했으며 3가지 아이템을 다루었습니다. 20일 톱뉴스로 3가지 아이템, 21일 톱뉴스 1가지 아이템, 22일 주요뉴스로 2가지 아이템, 23일은 톱뉴스 2가지 아이템을 다루었습니다. 주요 뉴스범주로는 '증언 내용', '고엽제 증상', '각종 의혹 제기', '불안의식 확산', '정부대책', '미국의 반응' 등이 나타납니다.
전반적으로 SBS뉴스는 언론의 '환경감시기능'을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쉬운 부분들이 드러납니다. 첫째, 이번 증언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보다 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자료들의 탐사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주한 미군이 이런 매립 사실을 인정하고 있어 다행스러우나 보다 더 구체적인 자료들을 탐구해야 합니다. 둘째, 이와 관련된 국내의 의혹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들 의혹들에 대한 검증 및 사실성 확보의 노력 역시 필요합니다. 자칫 불안만 가중시킨채 사실로 밝혀지지 못할 경우에는 더 큰 불안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이 지역을 '죽음의 땅'이라고 명명하는 등 자극적인 기호의 선택은 자제해야 합니다. 이 지역의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기호의 사용은 이들의 불안과 공포심만을 더욱 증대시킬 뿐입니다. 넷째,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제기해야 합니다. 특히 한미간 SOFA 협정의 불합리한 측면으로 인해 미국의 배상을 받아내기 힘든 상황에서, 보다 강하게 우리 정부 및 국회의 대책강구를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미군부대의 환경오염 실태에 다시한번 주목하게 하는 사례입니다. 또한 불평등 협정으로 논란이 많은 한미 SOFA 협정의 개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국내의 치명적인 환경오염 사안에 대해서는 미군 및 미국 행정부에 대해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을 요구해야 합니다. SBS 역시 이런 요구를 강력하게 제기해야 합니다.
지난주는 또하나의 사안이 우리 언론의 지대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전격적으로 방문한 것입니다. 작년부터 올 해들어 3번째에 이르는 방문으로 그의 방문 일정과 배경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SBS 역시 이 사안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나, 보도 경향이나 방식들에서 다소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0일 새벽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북한은 우리와 대립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피폭'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고, 6자회담도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그의 중국 방문은 크게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이번 그의 방문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뉴스 정보원 역시 제한되어 있어, 우리 언론들은 그의 방문 일정과 배경을 추측하는 수준에 머무르게 됩니다.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보제한으로 인해 정상적인 보도를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SBS 8시뉴스 역시 이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20일 '오늘 새벽 전격방문'이라는 표제의 톱뉴스로 다루기 시작했으며, 또하나의 아이템으로는 방중 이유에 대한 각종 추측들을 제시했습니다. 21일 톱뉴스의 의제로 2가지 아이템을 다루었고, 22일은 주요뉴스로 2가지 아이템, 23일 톱뉴스로 2가지 아이템을 다루었습니다.
주요 뉴스범주로는 '방문 사실 확인', '방문 경로', '방문 이유', '중국 정부의 대응' 등의 4가지 범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방문 사실 확인', '방문 경로' 및 '방문 이유'의 3가지 뉴스범주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납니다. 첫째, 그의 중국 방문에 대한 사실 확인 방식입니다. 이는 SBS 자체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의 방문에 대한 뉴스 정보원이 제한되어 있어 일본 NHK 방송의 카메라에 포착된 사진으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그의 방문 자체가 중요한 뉴스가치가 아니라면 이제는 이런 방식으로 그의 방문을 확인하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둘째, 그의 방문경로를 그래픽을 동원하여 상세하게 보도하는 경향입니다. 과연 이런 상세한 경로가 어떤 뉴스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그리고 만약 뉴스가치가 있다면, 이런 경로를 보여주는 것의 함축적 의미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그의 방문 이유들에 대해 추측성 내용들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이번 그의 방문의 배경으로 SBS는 '김정은에 대한 중국정부의 승인', '북한의 고착화된 현실 타개책', '건강 과시' 등으로 추론했으나, '중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려 초청했다'는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으로 인해 많은 내용들이 '단순 추측들'로 판명되었습니다. 그의 중국 방문은 항상 중요한 안건으로 취급되고 있으나 여러가지 보도의 문제점들을 내재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은 우리 언론에게는 주요 뉴스 의제로 인식된지 오래됩니다. 남과 북의 대립적 관계 속에서 그의 행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의 중국 방문이나 일정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는, 방문의 실제 배경과 방문으로 인한 결과들에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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