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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갈수록 태산 '삼성-LG 비방전'

3D TV 기술방식 놓고 '血戰'

[취재파일] 갈수록 태산 '삼성-LG 비방전'

최근 프로야구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죠. 평일인데도 잠실구장은 연일 만원입니다. 이렇게 인기가 높은 가운데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팀이 LG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팀은 아니지만 무기력하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왔던 팀이 올해엔 기대를 뛰어넘어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이 LG팀 선수들의 헬멧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3DTV로 한판 붙어보자'

세계 TV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전체 TV 시장에서 21.9%의 시장점유율(금액기준)로 지난 2006년 1분기부터 21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평판 TV에서 22.2%의 점유율, LCD TV에서는 21.4%로 각각 21분기, 13분기 연속 1위에 올랐으며, LED TV 시장에서도 24.5%의 시장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지켰죠.

LG도 전체 TV시장에서 소니에게 추월당했던 2위 자리를 올 1분기에 다시 차지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는 LG전자가, 하반기는 소니가 우세를 보였다가, 올 1분기에는 LG전자가 소니를 다시 전반적으로 앞섰습니다. LG전자는 전체 TV 시장점유율 15%를 기록했으며, 평판TV 시장 14.5%, LCD TV 13.3%를 차지했습니다.

3DTV 시장에서의 점유율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삼성 34.1%, 소니 26.8%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LG는 8.1%로 힘겹게 3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5%대에 머물렀던 LG가 약진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전체 TV시장에서 2위인 LG가 3DTV 시장에서만은 한참 뒤쳐졌다가 다시 치고 올라가는 모양새입니다.

지루하게 시장 점유율을 늘어놓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TV 시장 전통의 강호 LG가 유독 3DTV 시장에서만은 한참 쳐진 3위였다가 뒤늦은 반격을, 하지만 만만찮은 반격을 하면서 삼성과 '치열한 경쟁'을 넘어선 '치열한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겁니다.

미국의 3대 지상파 방송 중 한 곳인  NBC가 뉴스에서  3D TV 시청 위험성을 경고했죠. "어린이나 청소년이 지나치게 삼성전자의 3D TV를 시청할 경우 시력 문제 또는 간질 발작까지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요지의 보도를 방송한 것입니다.

특히 10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시력이 아직 성장 중에 있기 때문에, 지나친 3D TV 시청이 안구 결함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영상이 좌우 교대로 켜지는 액티브 방식의 경우, 사람 눈이 깜박임에 노출되기 때문에 더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깜박임이 발작증 등 여러 부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초 각각 액티브 셔터안경 방식과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의 3D TV를 출시한 이후, 상대 기술의 단점을 지적하며 신경전을 벌여왔고  특히 LG전자는 셔터안경 방식의 경우 화면 깜박거림에 따라 어지럼증과 발작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공격 포인트로 삼아왔던 상황에서 딱 맞아 떨어지는 보도가 나온 것입니다. LG는 당연히 이를 적극적으로 국내 언론에 홍보했고 기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같은 날 이번에는 LG 3DTV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국내 언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미국의 공신력 있는 소비자 잡지 '컨슈머 리포트'가 'LG의 첫 패시브 3D TV, 견줄만 한가' 보고서에서 "LG의 3D TV는 양안에 각각 1080p를 충족시켜 풀HD라는 예상외의 주장을 펴고 있다"며 실제 미국에서 시판 중인 LG의 47인치 LW5600 시네마 3D TV를 구입해 3D기능을 평가한 결과, 풀HD 해상도를 구현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는 내용입니다.

두 외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한 것이긴 하지만 양측은 서로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며 상대사의 사주에 의한 보도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해명 혹은 반론도 적극적으로 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기술 방식을 선택했고 결론은 시장이 내려줄 것입니다. 과거 'VHS와 베타'로 갈렸던 사례와 똑같이 될 테죠. 하지만 지나치게 국내 업체끼리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고 대립하는 모습은 소비자들에겐 달갑지 않습니다. 일단 상대방 깎아내리기 보다는 자사 기술과 제품의 우월한 성능과 장점을 적극 알리는 방향으로 홍보전의 방향을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 점유율 쟁탈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당연한 것이지만 최소한의 매너는 지키는, 즉 선을 지키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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