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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 중국 인터넷 검열 헐거워진 까닭

김정일 방중, 중국 인터넷 검열 헐거워진 까닭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관련, 중국 당국은 그간 인터넷에 '철통 방화벽'을 둘러친 듯 심하게 통제했으나 이번에는 생각 밖으로 완화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시작된 지난 20일 이후 중국 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김정일(金正日)' '조선(朝鮮)' 등의 단어를 치면 그와 관련한 글이 곧바로 뜨곤 한다.

김 위원장의 지난해 5월과 8월 방중 기간에는 그런 단어가 인터넷에서 통용될 수 없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이 단어들을 금칙어로 정해 아예 검색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 탓에 중국 누리꾼들은 '김태양' '조선 뚱뚱이' 등의 단어로 김 위원장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월 아프리카·중동발 민주화 시위 여파로 중국내에서도 이른바 '재스민 시위' 조짐이 보이자 재스민을 뜻하는 중국 말인 '모리화(茉莉花)'나 영어단어 'jasmine' 등 민감한 단어는 검색을 아예 금지했다.

"중국 법규에 따라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안내문구가 나오거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작동 불능되는 상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베이징(北京)의 왕푸징(王府井) 같은 시위 예상 지역도 금칙어가 됐다.

사실 중국에서 인터넷 방화벽은 말 그대로 '철통'같다. 웨이보를 포함한 모든 인터넷 소통 수단에 '만리방화벽'으로 일컬어지는 철저한 검열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김 위원장의 행적과 특별열차의 동선을 닥치는 대로 전하고, 김 위원장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까지 선보였다.

아이디(ID)가 '메이런제제(美人姐姐.미인언니)'인 한 네티즌은 자신이 김정일 위원장 일행 앞에서 공연한 둥팡(東方)가무단 소속이라고 소개하면서 공연했다는 사실을 밝혀 김 위원장의 양저우(揚州)행을 확인시켜줬다.

김 위원장이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의 판다(熊猫)전자를 방문한 모습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중국의 동영상 전문사이트인 '여우쿠(優酷)닷컴'에서 급속하게 확산됐다.

이 동영상에 대해 중국 당국은 삭제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도적인 방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한 가지 눈에 띈 것은 중국에서는 그동안 김정일 위원장 방중 보도를 귀국 후 정부의 '허가'에 따라 해 왔지만 이번에는 달랐다는 점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중문판과 영문판으로 지난 21일부터 한국 언론을 인용,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보도했으며 신문, 방송, 인터넷 매체도 비슷하게 보도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지난 22일 일본 도쿄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발전을 활용할 기회를 주려고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했다"고 한 발언도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통제가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로 이동함으로써 동선이 노출될 수밖에 없었고 노출된 동선은 인터넷을 타고 널리 퍼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의도적인 '노출'과 '방치'로 김정일 위원장에게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주간지 요망(瞭望)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25일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개혁개방을 위한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을 비판한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의 필자는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목적이 경제적 원조와 권력세습을 인정받으려는 데 맞춰졌지, 개혁개방 의도는 전혀 없는 '정치 쇼'라고 주장했다.

이 글은 본래 홍콩의 매체에 실린 글이기는 하지만 관영 매체가 이를 퍼와 자사 사이트에 게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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