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20일 백악관 정상회담은 '가장 비외교적인 사진'들로 가득 찬 어색한 국제외교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전했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1967년 국경론'에 근거한 중동평화안을 제시한 이후 냉랭해진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가 두 정상의 모습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대개 백악관 정상회담은 비공개리에 열리는 본회담 전에 약 15분간 인사와 환담의 시간을 사진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아무리 적대적 국가의 정상들이라 할지라도 이 시간에는 서로 반갑게 악수를 하는 모습, 웃으며 농담하는 장면, 최소한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라도 사진에 담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날 백악관 사진기자들이 찍은 두 정상의 모습에서는 가식적이라도 그런 장면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퉁명스런 얼굴의 네타냐후는 양탄자가 깔린 바닥을 보거나 촬영하는 기자들 쪽으로 얼굴을 돌렸고, 입을 한일자로 굳게 다문 채 언짢은 기색이 역력한 오바마 역시 네타냐후의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사진기자들이 있는 정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물론, 양국의 냉랭한 관계를 알리기 위해 사진기자들이 일부러 그런 장면만 촬영했을 수도 있지만, 수십장의 사진들이 모두 그런 식이었다.
이날 네타냐후는 "우리가 원하는 평화는 진정하고 지속될 수 있는 것으로, 환상에 기반을 둔 평화는 결국 무너지게 돼 있다"며 오바마의 평화안을 '환상에 기반을 둔 것'으로 깎아내렸고, 오바마는 양국이 '친구' 사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그의 시선은 싸늘하게 정면만 응시했다.
WSJ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 간 3자 회동 때 클린턴이 두 사람의 손을 마주 잡게 하자 라빈이 급하게 손을 빼는 장면이나, 2006년 조지 부시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 기자회견 때 파룬궁 시위대의 돌발 행동 등과 함께 이날 두 사람의 비외교적인 회동을 어색하고 생경한 백악관 정상회담의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뉴욕=연합뉴스)
'어색·비외교적' 미국-이스라엘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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