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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유치했지만…대전 '과제 산적'

부지매입비 등 분담에 난색…예정지선 투기 조짐

과학벨트 유치했지만…대전 '과제 산적'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거점이 대전으로 확정됐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우선 과학벨트 전체 예산이 7년간 5조2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에 달하지만, 내년에 확보할 수 있는 예산은 4천100억원에 불과하다. 또 과학벨트 사업비에는 부지 관련 예산이 포함돼 있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측은 대전시 등 과학벨트 거점.기능지구 지자체와 부지 매입 비용 규모와 분담 형태 등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정상태가 열악한 지자체가 과연 이를 부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대전시 등 충청권은 과학벨트 거점.기능지구라는 명분은 챙겼지만 관련 예산의 56% 정도가 경북권과 광주 등 다른 지역에 지원돼 실리를 취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

◇예산확보 가능할까 = 과학벨트 총 사업비는 5조2천억원. 이 가운데 2조3천억원은 대전을 비롯한 거점.기능지구의 기초과학연구원·KAIST연합캠퍼스.중이온가속기 등에 지원되고, 경북권 DUP(DGIST·UNIST·POSTECH) 캠퍼스와 광주 광주과학기술원(GIST) 캠퍼스에는 각각 1조5천억원, 6천억원이 투입된다.

전국 대학 및 출연연 등에 설치될 개별 연구단에도 8천억원이 배정됐다.

이 가운데 내년 예산으로 4천100억원 정도만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벨트 계획안에 따르면 사업 후반기인 2014∼2017년에 무려 3조9천700억원의 재원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는데, 앞으로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 예산 계획이 실행될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은 "현 정부가 계약금만 지불해 놓고 나머지는 다음 정권에서 알아서 하라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부지 매입비는 해당 지자체가 부담? = 5조2천억원의 과학벨트 사업비에는 부지 관련 예산이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정부나 거점.기능지구로 선정된 지자체가 별도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지정된 대전 신동(169만9천㎡).둔곡지구(200만㎡)의 부지매입(보상)비는 3천870억원(신동 1천840억원, 둔곡 2천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대전시는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기반조성비 5천740억원(신동 2천270억원, 둔곡3천470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9천600억원에 이른다.

부지 관련 재원에 대해 정부 측은 과학벨트 거점·기능지구 지자체와 부지 매입 비용 규모와 분담 형태 등을 논의해 연말까지 마련할 '과학벨트 기본계획'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정이 넉넉지 않은 지방자치단체 형편으로는 이 정도의 막대한 재원 부담 능력이 사실상 없다.

대전시 관계자는 "몇십, 몇백 억도 아니고 내년 3월부터 바로 착공할 수 있는 신동지구의 땅과 지장물 보상비만도 1천800여억원에 이르는데 지자체가 부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대전 중구)는 "부지매입비 등을 지자체와 협의해 반영시키려는 것은 잘못"이라며 "과학벨트 사업이 국가적 중대 사업인만큼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부지매입비를 전액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점지구는 벌써 투기조짐 = 과학벨트 거점지구 가운데 한 곳인 신동지구 등에는 보상을 노린 외지인들의 투기 움직임이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한 주민은 "이미 3∼4년 전, 개발사업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개발에 따른 기대감과 보상을 노린 외부인들의 전입이 성행했다"면서 "보상을 노리고 나무를 심는 행위 등이 목격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 신동지구 상당수의 논과 밭에는 못자리 대신 배나무 등 유실수와 비닐하우스가 자리 잡은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과학벨트 거점지구 확정발표 이전부터 마을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들이 보상을 노리고 지목상 논에 해당하는 지역에 배나무와 매실나무 등 유실수를 식재해 놓은 것이다.

강석산 신동 1통장은 "대덕특구 2단계 개발예정지로 지정되기 전부터 투기목적을 지닌 외지인들의 유입이 늘었다"면서 "이들은 먹을 것을 재배한다는 이유로 비닐하우스도 지어 놓았는데, 보상을 노린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벨트 발표 이후에는 땅에 대해 물어보는 부동산 업자들이 자주 눈에 띄고, 전화도 종종 걸려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주민들은 생계와 이주대책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둔곡지구의 한 주민은 "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보상도 충분히 이뤄진다면야 나쁠 것 없겠지만, 무엇보다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 것이 아쉽다"며 "땅 부자들이야 걱정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 주민은 생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막막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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