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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키스'는 괴롭고 '생강빵'은 맛있다?

[취재파일] '키스'는 괴롭고 '생강빵'은 맛있다?

노트북 컴퓨터에 이상이 생겨서 회사 전산팀 보수실에 갖고 올라갔습니다. 수리를 하던 직원이 " '키스' 깔려 있죠. 지울게요"라며 허락을 구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지워야 한다는 듯이 말을 건넸습니다. 여기서 '키스'라는 것은 Kiss가 아니라 'Kies' 를 말하는데요, 삼성의 모바일(스마트폰) 관리 소프트웨어입니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를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한번쯤은 반드시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컴퓨터에 깔아서 사용해봤을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런데 이 소프트웨어가 사실 많은 소비자들을 골치 아프게 했습니다. 삼성전자 측의 '키스' 개발자와 관리자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거 처음 나올 때부터 버그투성이에 다른 프로그램과의 충돌까지 생겨 갤럭시 이용자들을 너무나 힘들게 해왔습니다.

제 개인의 사적인 경험을 보편화시키는 것 아니냐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갤럭시S가 처음 시판되고 뒤따라 이 '키스' 소프트웨어가 배포돼 사용한 이후 몇달간 버그와 문제점을 정리해 직접 개발자와 만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개발자는 제가 지적한 버그와 문제점을 자신들도 알고 있다며 해결중이라고 자인했죠.

이에 대해 저는 애플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워낙 급하게 갤럭시를 만들다보니 그에 뒤따르는 소프트웨어는 조금 더 급하게 만들었을 것이고 따라서 버그도 많겠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했죠.

이제 시간이 상당히 지났습니다. 갤럭시S2라는 신제품까지 나왔죠. '키스' 프로그램도 당연히 업그레이드됐죠.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 같더라고요.  헉! 그런데 여전히 불신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일반 유저가 아니라 전산 전문가들에게 '지워버릴게요'라는 취급을 받고 있던 것입니다.

자, 이번에는 '생강빵', '생강쿠키' 얘기입니다. '생강빵=진저브레드(gingerbread)', 이것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말하는데요, 얼마 전까지 사용하던 버전 2.2 '프로요'를 대체할 버전 2.3의 새 OS입니다. 어제(17일)부터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게 됐는데 이게 AS센터를 찾아가지 않고 혼자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키스'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됩니다.

무조건 새로운 것은 빨리 해보지 않으면 안되는 성격 탓에 오랫동안 버려두던 '키스'를 다시 깔고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헉! 그런데 '키스'의 오명은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업그레이드는 문제없이 됐지만 업그레이드를 하기 전에 거쳐야하는 백업 절차를 밟던 중, 그것도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 창이 뜨더니 '백업에 오류'랍니다. 몇 번 해도 마찬가지였죠.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는 문제 없길래, 그리고 '키스'에 대해 어차피 기대하지도 않았던 만큼  신경쓰지 않았지만 백업이 안 되는 '키스' 역시 실망할 수 밖에 없더군요.

다만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는 대만족입니다. '혹시?'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업그레이드 이후 속도가 매우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프로요 업그레이드 할 때와 달리 새로 바꾸거나 앱을 다시 깔아야하는 것도 거의 없었습니다.

삼성이 애플에 뒤졌지만 갤럭시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갤럭시S2까지 내면서 야심차게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상당한 실적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 개발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제품을 이용하는 '과정'에 대한 배려와 이해도 필요합니다. 좀 더 세세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을 최고경영층이 이해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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