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마약 전쟁'과 관련해, 그동안 외신을 통해서 소식을 접해본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지난 2006년 말, 칼데론 대통령이 취임한 뒤 마약과 전쟁을 선포하면서 지금까지 죽은 사람만 3만8천 명 정도라니, 말 그대로 '전쟁'인 셈입니다.
이런 멕시코 '마약 전쟁'의 상징과 같은 도시가 있습니다. '시우다드 후아레즈(Ciudad Juarez)' 라는 도시입니다. 아래 멕시코 지도에 파란색 동그라미로 후아레즈의 위치를 표시했습니다. 미국과 접경 지대에 있는 도시인데, 올해 들어서만 3천 명 이상이 숨졌다고 합니다.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후아레즈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반입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고, 그러다보니 마약 조직간 총격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나 위험한 곳인가 하면, 지난해 미국 CNN 방송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10대 도시'에 포함될 정도입니다.
생지옥이라 다름없다고 할 수 있는 '시우다드 후아레즈' 의 시민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오늘 후아레즈와 관련해 외신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후아레즈 식당들과 관련된 소식인데, 현지 분위기를 잘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120개 정도 되는 후아레즈 식당들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입니다. 왜 일까요? 찾는 손님들이없기 때문입니다.
조사 결과 지난 2007년에서 2010년까지 3년 사이에 후아레즈 전체 식당의 30% 정도가 이미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4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나머지 대부분 식당들도 조만간 문을 닫아야할 위기에 몰렸다고 합니다.
위의 지도에서 보셔도 알 수 있습니다만, 후아레즈의 위치가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의 중간쯤 있다보니, 과거에는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후아레즈를 찾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약과 전쟁 이후 후아레즈의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후아레즈를 찾는 사람들의 수가 급감해버린 데다, 후아레즈 시민들 조차 집을 나와 식당에서 외식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할 정도가 되다보니 식당 영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마약 조직들이 부패한 경찰들과 손을 잡고, 대형 식당들을 포함한 지역 사업장들을 장악해나가면서 남은 식당들이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식당 뿐이 아닐 것입니다. 후아레즈 시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래 7만5천 명에서 최대 20만 명 정도의 시민들이 후아레즈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후아레즈의 인구가 150만 명 정도라고 하니까, 이미 10% 가까운 주민들이 도시를 떠난 것입니다. 이렇듯 시민들의 대탈출이 진행되면서, 식당 뿐 아니라 지역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절반 정도가 후아레즈를 거점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들 마약조직과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멕시코 정부도 후아레즈에 1만 명 가까운 군병력을 투입했지만, 폭력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멀지않아 후아레즈가 범법자들만이 남아서 활개치는 '유령도시'가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상상만해도 섬뜩한 공포영화의 한 장면과 같다고 할까요. '시우다드 후아레즈'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합니다만, 죽음의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후아레즈 시민들의 안전 문제가 가장 염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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