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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갓난 아기까지 몸수색하는 미국 공항

-美 공항 과잉 검색 논란

[취재파일] 갓난 아기까지 몸수색하는 미국 공항

이른바 '9.11 증후군'으로 불리는 상시적인 테러 공포감이 미국을 다시 감싸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요, 알카에다를 비롯한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미국을 상대로 보복 공격을 공언하면서 미국은 자기 대륙을 테러 위험으로부터 지키고자 잔뜩 움츠리고 있습니다.

그 선봉에 본토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미 국토안보부가 있습니다. 국토안보부 산하 TSA, 즉 교통안전청이 책임을 맡고 있는 공항 검색이 전에 없이 까다로워진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미국 공항의 지나친 몸수색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7일 미국 캔자스시티 국제공항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태어난 지 몇 달이 채 안 된 갓난 아기를 태운 유모차가 검색대를 통과하던 중 경보음이 울리자 공항 안전요원들을 유모차를 멈춰 세웠습니다. 그러더니 아기를 들고 이리저리 몸 수색을 강행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아기의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지켜보는 앞에서 살짝 웃음 띤 얼굴로 안전요원 두 사람이 아기의 몸을 만지고 있는데요, 자기들이 생각에도 좀 심하다 싶었나 봅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한 탑승객이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고 삽시간에 30만 명의 사람들이 글을 읽고 공항 당국의 과도한 몸수색을 비난하는 글을 쏟아 냈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TSA가 해명에 나섰습니다.

TSA 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아이의 유모차가 지나갈 때 경보음이 울려 대응 메뉴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했을 뿐이며,아기의 가족들은 아무런 저지없이 무사히 공항을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성난 민심이 잦아들지 않자 TSA는 "유연한 대처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몸을 낮췄습니다.

               



사실 TSA의 지나친 공항 몸수색은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죠. 최근에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공항에서 6살짜리 어린 소녀가 1분 넘게 집중적으로 몸수색을 당하는 장면이 유튜브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오기도 했었습니다.

               

      


또 공항들이 앞다퉈 알몸 투시기를 도입하면서 인권 논란이 거세게 일기도 했습니다. 요즘 미국 여행 가보신 분들 잘 아시겠지만, 특히 외국인들은 검색대 앞에서 이런 저런 불쾌한 일을 당하기 일쑤인데, 심지어 "이 사람들이 인종차별 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까지 들 정도입니다.

얼마나 다급하고 걱정스러우면 이렇게까지 할까 싶지만,  사려 깊지 못한 과도한 공항 검색이 오히려 근거 없는 상시적인 공포감만 조성하고  미국에 대한 반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을 미국 공안 당국은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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