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특급호텔 레스토랑엔 정장만 허용? No!

'脫격식' 세태에 복장도 '자유화' 바람

특급호텔 레스토랑엔 정장만 허용? No!
특급호텔 레스토랑의 복장 규정(드레스코드)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고급과 격식의 대명사격이었던 특급호텔들도 딱딱한 권위와 차림새를 싫어하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오는 18일 프랑스식 레스토랑인 '나인스게이트 그릴'를 재단장하면서 개장 이후 87년동안이나 지켜온 복장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1924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프랑스 식당 '팜코트'가 전신인 이곳은 그동안 손님에게 양복에 넥타이를 갖춰 입을 것을 권장해온 정통 레스토랑이었다.

식탁에는 흰 식탁보와 식기가 미리 열을 맞춰 놓여 있고, 음식은 엄격히 분리된 주방에서 모든 조리 과정을 마친 뒤 마지막에 손님에게 내오는 식이었다. 시간 여유가 많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즐기던 전형적인 유럽 귀족풍 서비스다.

그러나 이번에 식당을 새로 단장하면서 분위기와 서비스를 실용적인 미국식으로 완전히 바꿨다.

우선 복장 규정을 가벼운 '비즈니스 캐주얼'을 기본으로 하되, 특별한 제약을 없앴다.

또 식기도 그때그때 필요한 순간에 내오고, 열려 있는 주방의 화덕에 고기를 지글지글 굽는 모습을 손님이 직접 볼 수도 있게 했다.

이 호텔의 이우희 지배인은 "그동안 예약을 받을 때 청바지를 입고 가도 되느냐는 질문이 많았다"며 "시대의 변화에 맞춰,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만 가는 곳에서 맛있게 식사하며 편안하게 만남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식당의 수식어도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격식을 벗고 편안해지자'라는 의미를 담아 '브라세리(Brasserie)'로 바꿨다.

다른 호텔들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롯데호텔은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가 비즈니스 캐주얼을 '권장'만 할 뿐 다른 식당은 복장 규정이 없고, 그랜드하얏트도 예전과 달리 별다른 드레스코드를 강조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부티크호텔'로 리노베이션을 마친 플라자호텔도 특별한 복장 규정을 내세우고 있지 않다.

지난달 한복 차림 손님의 입장을 거부했다고 해서 눈총을 받았던 신라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파크뷰'도 음식을 스스로 담는 특성상 치렁치렁한 옷을 입은 손님에게 '안내'를 할 뿐, 미리 정해놓은 복장 지침은 없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국내 호텔에서 '파인 다이닝'(정통 고급 레스토랑)이 점점 사라지면서 덩달아 예전처럼 재킷을 꼭 입어야한다거나 하는 규정도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격식이 없어졌다고 해서 마냥 편한 차림으로 호텔 식당에 가도 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슬리퍼'를 신고 호텔 레스토랑에 간다면 입장을 할 수는 있겠지만, 남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자리 처분을 감수하거나 호텔 측이 빌려준 신발을 남들 모르게 재빨리 갈아 신어야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