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왕실 결혼식도 '짝퉁'이?

[취재파일] 왕실 결혼식도 '짝퉁'이?

지난달 영국 왕세손인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이 열렸었죠. 무려 20억 명이 결혼식 중계를 지켜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을 정도로 전 세계인들은 이 '세기의 결혼식'에 열광했습니다.

신랑의 예복은 물론 신부의 드레스와 반지,부케 등 결혼식과 관련된 아주 작은 것에도 언론과 네티즌들의 관심은 대단했습니다. 영국의 전통과 품위를 한껏 뽐낸 한 편의 드라마였다는 찬사도 이어졌습니다.

물론 중국에서도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은 대단한 화제가 됐습니다. 중국 관영 CCTV는 결혼식 당일 시시각각 런던특파원을 연결하며 왕자 부부의 일거수 일투족을 세세히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난징에서 이들 왕자부부의 결혼식을 흉내낸 짝퉁 왕실 결혼식이 열려 화제가 됐습니다.

이 지역 언론의 표현으로는 산자이 황실 결혼식이라고 하더군요. 산자이(山寨)이란 복제,짝퉁을 일컫는 말입니다. 신랑은 윌리엄 왕자와 비슷한 디자인의 예복을 입었고 호위병 50명과 10여 대에 달하는 자동차 행렬, 그리고 화려한 꽃장식의 마차까지 동원했습니다.

올해 23살인 신랑 왕쉐첸 씨는 본인의 결혼식을 직접 계획했으며 결혼식 비용으로 5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820만 원 정도를 썼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영국 황실은 결혼식 비용으로 약 400억 원을 썼다는데 이 정도면 많이 절약한 셈이라며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러 반응 중에서 짝퉁 왕실 결혼식을 보도한 중국 한 지역방송 앵커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비록 짝퉁 왕실 결혼식이지만 화려하게 결혼식을 올린 왕자나 소박하나마 이를 흉내낸 평민이나 똑같은 걸 느꼈을 것이다. 그건 바로 행복일 것이다."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은 짝퉁 천국 중국에 또다른 호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12캐럿 짜리 에머랄드에 14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신부 캐서린의 약혼반지는 반지가 공개된 다음날 중국에서 바로 짝퉁이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적재산권 침해 지적을 피하기 위해 디자인을 일부 수정하기는 했지만 우리 돈으로 6억 원 가까이 되는 진품과는 달리, 도매가로 6백 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관련 업체 대표는 영국·미국·프랑스에서 까지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캐서린의 웨딩드레스도 짝퉁이 판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중국의 웨딩드레스 업체들이 캐서린의 드레스를 본뜬 제품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판매 가격은 70~90파운드(약 12만5000원~16만 원) 가량으로 배송비까지 포함하면 180파운드(약 3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렇게 저렴한 만큼 한땀 한땀 정성들여 수놓은 페티코트 레이스는 빠지고 아이보리색 공단 대신 폴리에스테르천이 사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별도로 윌리엄과 캐서린의 얼굴이 새겨진 열쇠고리,컵,T셔츠 등의 기념품들도 중국에서 경쟁적으로 제조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