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하우스푸어'와 '부동산거지'

[취재파일] '하우스푸어'와 '부동산거지'
정부가 각종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맞춰 여러가지 개념·용어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하우스푸어>라는 개념이 많이 등장했고, 최근 <부동산거지>라는 용어도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HOUSE는 부동산, 집이고 POOR는 거지니까 <하우스푸어>와 <부동산거지>는 같은 용어같지만 용법은 좀 다릅니다.

'하우스푸어'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사전적 의미는 <번듯한 집이 있지만 무리하게 대출을 한 탓에 대출이자와 세금 부담으로 실질적인 소득이 감소하면서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추가적인 집값 상승을 노리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연봉이 상당 수준에 이르는 중산층입니다.

겉보기에는 번듯하게 보이지만 가처분 소득이 너무 낮아서 소비가 활발하지 못한 빈곤층을 의미합니다.

'부동산거지'는 연령대가 좀 다릅니다.

주로 은퇴한 계층이 해당되는데, 번듯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서 명목상으로는 부자지만,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지면서 제대로 소비활동을 하지 못한 채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하우스푸어'와 '부동산거지'는 연령대,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생활고에 쪼들린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번에 SBS 8시뉴스에서 은퇴 관련 기획시리즈를 하면서 '부동산거지'의 실상과 위험성에 대한 취재를 했습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몰아두지 마라> 자산 운용의 기본중 기본이죠.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여전히 이 기본을 잘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총 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입니다.

일본(63%), 미국(32%)과 비교할 때 부동산이라는 바구니에 계란을 너무 많이 담아두고 있습니다.

요즘 부동산 경기가 침체지만, 부동산 불패 신화가 여전히 남아있는 겁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진다면 별 문제가 안되겠지요.

하지만, 생각보다 부동산 전망이 좋지 않고, 변동성도 커지기 때문에 이렇게 부동산에 너무 많은 자산을 묶어 두고 있으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우선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 개인의 자산이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일본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지난 2009년 일본의 부동산 가치는 20년 전인 1990년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경제적인 손실도 그렇겠지만, 정신적인 충격도 만만치 않겠죠.

그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은퇴를 하면 당장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수입이 크게 줄어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하면 돈 쓸 일이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일단 병원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국민건강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한 사람이 평생 병원비로 지출하는 액수는 7천 7백만원이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약 4천 3백만원, 약 55%가 60대 이후에 든다고 합니다.

여기에 각종 경조사비 등 품위 유지비도 많이 들고, 가끔씩 여행이라도 한 번 다니려면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납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번듯한 집 갖고 있으니 주변에서는 부자라고 생각하고, 명목상 부자지만 당장의 생활비가 없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린고비처럼 사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합니다.

은퇴전문가들은 은퇴 이후에도 '적어도 어디 어디에는 살아야지', '적어도 이 정도 크기에는 살아야지' 이렇게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 때문에 굳이 겪지 않아도 되는 생활고를 겪는 분들이 많은데, 생각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도심에서 외곽으로,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집에 묶여있는 자산을 분산시키는 부동산 다운사이징이나 살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남은 여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역모기지론이 대표적인 방법이라고 하니까 은퇴하신 분들이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분들은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