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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형준·고성국' 전문가들의 재보선 결산

"박근혜 대 손학규 구도 가시화"…"한나라, 계파해체 선언해야"

[취재파일] '김형준·고성국' 전문가들의 재보선 결산

기록적 투표율과 이변 연출 등 뜨거운 관심을 불렀던 4.27 재보선이 민주당과 야권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SBS 시사토론은 재보선을 앞두고 '긴급진단' 토론을 마련한데 이어, 지난주에는 4.27 재보선 결산의 장을 가졌습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와 평치평론가 고성국 박사가 다시 출연했고,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과 최재성 민주당 의원도 함께 토론했습니다. 김형준·고성국 두 정치 전문가의 토론 내용을 통해 이번 재보선을 정리합니다.

손학규, 무엇을 얻었나?

김형준 : 이번 선거를 통해서 손학규 대표는 세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 첫째 그동안 끈질기게 쫒아다녔던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적통'의 논란을 종식시켰다는 점이다. 둘째 전남 순천과 김해을을 양보하면서,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셋째, 사실 분당을 출마 요구는 애초에 민주당 비주류에서 나왔었다. 이를 거부하다 결국 '선당후사' 정신으로 출마를 했다. 이런 노력이 굉장히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손대표가 유념해야 할 게 있다. 지난해 10월 전당대회 당선시 손대표 지지율이 짧은 기간동안 두 자리수로 급등했다가, 곧바로 추락했던 아픈 추억이 있다. 철학의 문제다. 앞으로 손 대표가 '좌향좌'를 할 것이냐, '우향우'를 할 것이냐가 굉장한 논란이다. 분당을 유권자들이 손 대표한테 표를 던진 것은 중도계층에 대한 여망을 담은 것이다. 지나치게 '좌클릭'을 한다든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경우 국민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의 큰 과제다.

차기 대권 구도는?

고성국 :  나는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고 본다. 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전 대표 아니면 기댈 언덕이 없어졌다. 한나라당 의원중 누가 내년 총선때 다른 사람하고 사진찍은 걸 선거포스터로 쓰겠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간 양강 구도가 조기에 가시화될 수 밖에 없고, 이미 가시화 되고 있다고 본다. 이 강력한 구심력에 의해 나머지 변수들은 주변화되는 거다.

김형준 : 한국 정치의 역동성 측면에서 볼때 동의하기 어렵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대 이인제, 양강 구도외에 대안이 없을 거라고 흔히 생각했다. 그때 노무현 후보가 혜성같이 나타났고 정권을 차지했다.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이 합당을 통해 치열한 경선을 벌이는 게 바람직하다. 한나라당 역시 박근혜 독주체제로는 국민 관심을 얻기 어렵다.

이번 재보선이 남긴 것은?

김형준 :  지난 참여정부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이 무너진 과정과 현재 한나라당이 무너지는 과정을 보면 거의 흡사하다.

'민심 이반의 법칙'이라고 통칭하고 싶다. 세 가지 단계로 나뉘는데 첫째는 여당내 계파 갈등의 증폭 단계이다. 친노냐 반노냐, 지금은 친박이냐 친이냐 싸움이다. 두번째 단계는 청와대 독주에 따라 집권 여당의 무기력화 단계다. '호루라기' 정치, '리모컨' 정치같은 거다. 마지막으로 여권 핵심 지지계층에서 이반이 나타나는 단계다. 분당을 선거 결과가 그렇다.

그렇다면 어떻게 환골탈태할 것인가? 답은 계파 해체다. 친이 친박 모두 계파 해체선언을 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도 유럽특사 출발 전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계파 정치가 존재하는 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

둘째 청와대가 더이상 집권여당에 대해 지시·통제해선 안된다. 다시 말하면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대해 명확하게 저항해야 한다. 어렵지만 자립성을 얻어내야 한다. 대표를 누구냐로 바꾸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를 바꿔야 한다.

마지막으로 핵심 지지층 이반 관련해 '핵심' 지지층이 뭔가? '40대, 중도, 화이트 컬러, 수도권'이다. 이 핵심 지지계층이 떠나고 있는데, 정부 정책의 진정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단순히 대표 갈아치운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고성국 :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여야 어느 쪽이든 먼저 지도부 교체하고 먼저 공천하는 쪽이 다음 총선에도 이길 것이고, 대선까지 가는 긴 여정에서 주도권을 쥘 것이다. 위기의식은 현재 한나라당이 훨씬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힘은 손학규 대표가 훨씬 더 크다. 손학규 대표가 더이상 대표직 가질 이유가 없지 않나? 확실한 대권주자가 됐는데 뭐하러 대표직 갖고 다니나? 양쪽 모두 기회는 열려 있다. 어느쪽이 먼저 시작하는가 타이밍 싸움이 아닌가 싶다.

이명박 정부 향후 국정운영 과제는?

김형준 : 집권 4년차 대통령이 공통적으로 갖고있는 세 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는 레임덕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둘째 향후 대선과정에서 나름대로 본인의 영향력을 갖고 싶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퇴임후에도 정치적 위상을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문제는 이런 목표를 달성할 방법이 공통적으로 '친정체제' 구축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최근에 출마조, 순장조 이야기를 하는데, 청와대 개편이든 부분 개각이든 친정체제로 가는 순간 결코 레임덕을 막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 교훈을 자꾸 거부한다.

또 근본적인 정책기조를 바꾸고 싶어하는 유혹이 생긴다. 가장 대표적인 게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FTA를 받아들인 것이다. 지금도 기업프렌들리를 강조하다가 최근에는 초과이익 공유제라든가, 전통적인 지지계층과 충돌을 일으킨다. 이런 문제를 당과 청와대가 함께 살수 있는 길을 논의해야지 청와대 측면만으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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